국내 숙박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양대 주자인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법정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두 업체가 댓글부대를 이용한 무더기 악성댓글과 투자유치 방해, 숙박 DB(데이터 베이스) 무단추출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거나 검찰에 송치됐기 때문이다.
8일 숙박업계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올해 들어 자사 관련 뉴스마다 동일한 아이디로 악의적인 내용의 댓글을 다는 일부 사용자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지난 3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의뢰를 맡은 영등포경찰서는 이후 인지수사를 통해 악성댓글의 진원지가 야놀자라고 판단했다.
앞서 여기어때는 지난해 투자유치 과정에서 자사를 음해하는 내용이 담긴 증권가 정보지, 일명 찌라시가 유포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야놀자는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으며 주요 임원들이 수사 대상에 올라 일부는 퇴직했다.
야놀자는 이에 대해 댓글을 회사 관계자가 쓴 것은 맞지만 회사 지침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다.
지난 9월에는 여기어때가 야놀자 DB에 무단으로 접근해 숙박정보를 빼낸 혐의를 받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야놀자 숙박 DB에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서버 크롤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있었단 것을 인지해 이를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크롤링한 업체가 여기어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어때가 야놀자 디도스 공격 시도, 저작권 침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여기어때 측은 "경쟁사 모니터링 중 신입 개발자가 수고를 덜기 위해 업무용 PC를 이용해 자동으로 제휴업체 숫자를 헤아리도록 한 것일 뿐 잘못이 있다면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겠지만 단순 숫자를 세는 프로그램이 범죄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맞섰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혐의 내용이 공개돼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국내 중소형 숙박업체 성장을 이끌어왔던 만큼 업체
숙박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비방전이 심해질수록 상처받는 건 숙박업체와 소비자"라며 "성장해가는 국내 숙박업계에 대한 이미지마저 훼손될 수 있으므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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