헵시바는 임시로 냉난방이 필요한 곳에 설치하는 이동식 에어컨 '에어렉스(AIRREX)'를 생산하는 업체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수출에는 번번히 해당국 인증을 받지 못했다. 인증 획득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막대했고 인증 획득에 실패하니 외국 바이어도 확보하기 어려운 악순환에 빠졌다. 헵시바는 지난해 처음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사업에 문을 두드렸다. 올해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의 중국인증집중지원사업 지원을 받았다. 헵시바는 이를 통해 중국 강제인증(CCC)을 획득했고 중국 수출 물꼬를 틀 수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인증 획득후 중국업체와 22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추가로 맺었다"면서 "지난해에는 전년도 수출액인 390만달러보다 약 2배정도 많은 650만달러를 수출했으며 올해는 이미 지난달에 9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귀띔했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사업수행기관인 KTR 등을 통해 올해 총 1000개의 중소업체들이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았다.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사업은 수출 여건을 갖추고도 수출 대상국에서 요구하는 해외규격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시험·인증비, 공장심사비, 컨설팅비 등 소요비용의 50~70%를 지원하는 중소기업 수출 지원사업이다.
올해 사업은 인증기관의 적합성 인증으로 인증서가 발행되는 공인적합인증(CoC)와 제조자가 스스로 인증의 적합함을 선언하거나 시험성적서로 인증이 갈음되는 자기적합선언(DoC), 중국인증분야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CoC분야에는 약 2600개사, DoC분야는 약 1200개사, 중국인증분야에는 약 300개사가 지원을 신청할만큼 수출 중소업체들의 해외 인증 획득 열기는 뜨거웠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와 KTR은 중국국가식약품감독관리총국(CFDA), CCC 등 절차 및 조건이 까다로운 중국인증에 대해 '인증 대응과 규제해소 솔루션'을 패키지로 지원했다.
집적회로(IC) 카드용 칩 전문기업 유비벨록스도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사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유비벨록스는 지난 2015년부터 3년 연속 지원사업에 참여해 북미,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국제IC카드보안인증(EMV) 취득을 완료했다. 신용카드의 IC카드 전환 의무화 조치를 내린 중국 시장을 비롯해 미국, 인도 등으로 시장을 넓히는 중이다. 덕분에 지난 2011년 960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내리막이었던 매출액은 올해 수출액 1000만달러를 포함해 906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세로 전환하고 있다.
의료기기를 수출하는 제노레이도 올해 CoC 분야에 지원해 유럽 통합규격인증(CE) 중 수억원이 소요되는 의료기기 분야 인증을 획득했다. 제노레이 관계자는 "수출지역 확대를 위해선 각 국가별 인증·규격을 모두 취득해야 하지만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인력, 비용, 시간 등의 투입이 큰 부
KTR은 올해 중소업체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바탕으로 내년 지원사업을 2월부터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다. 사업 신청은 '수출지원센터 온라인시스템'의 해외규격인증획득지원 메뉴를 통해 할 수 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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