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내년부터 기업문화 달라진다…초과근로를 휴가로 보상하는 근로시간 저축 휴가제 도입

↑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와 이경묵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롯데 기업문화위원회 내·외부 위원들이 5일 롯데부여리조트에서 충청·전라권 롯데 계열사 주니어 직원들과 함께 간담회를 가진 후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 = 롯데그룹]

내년부터 롯데그룹은 초과 근무를 임금 대신 휴가로 보상하는 '근로시간 저축 휴가제'를 도입한다. 또 퇴근후 카톡 등 문자 지시를 금지하는 '모바일 오프제'도 계열사별로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또 일부 계열사에서 도입한 PC오프제도도 내년에 전체 그룹에 적용키로 했다.
롯데 기업문화위원회는 5일 롯데 부여리조트에서 기업문화위원회 공동 위원장인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와 이경묵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내·외부위원, 현장 직원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번째 정기회의를 가졌다. 위원회는 현장 중심 기업문화를 구축하고자 지난 8월 충주 롯데 주류 공장 방문에 이어 두번째 소통 행보다. 이날 충청·전라지역에서 근무하는 호텔과 케미칼, 제과, 백화점, 글로벌로지스 등 13개 계열사 직원 40명과 5시간 가량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황각규 대표는 "기업문화 변화는 긴 시간과 모든 구성원 노력이 수반돼야 이뤄낼 수 있다"며 "기업문화 변화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의지를 갖고, 구성원 모두와 함께 해 나가는 풍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재희 전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외부 위원)도 "그룹 핵심 경영진들이 현장 직원들과 기업 문화 개선을 위해 장시간 치열한 소통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기업문화위는 우선 롯데의 기업문화를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직원들 인식과 기업문화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 회사와 연계해 진단 체계를 구축해 운영할 예정이다. 또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균형을 돕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백화점과 카드, 홈쇼핑 등 19곳에서 운영 중인 'PC오프' 제도를 전 계열사에 내년부터 일괄 도입키로 했다. PC오프제는 퇴근시간 30분 이후 및 휴무일에 회사 컴퓨터가 자동으로 종료되게 하는 제도이다. 불필요한 연장 근무를 방지할 수 있어 운영하는 계열사 직원들 만족도가 높다.
이날 직원들과의 대화에서는 남성육아휴직제가 집중 논의됐다. 롯데가 올해 1개월 이상 의무화한 후 남성육아휴직자가 1000명을 돌파해 우리나라 전체 남성육아휴직자의 10%나 차지하게 된 제도다.
롯데는 지난 7월 신동빈 회장과 내·외부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문화위원회 2기'를 출범했다. 기업문화위는 현장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계열사 실무급 직원으로 구성된 '주니어보드'도 포함했다.
[이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