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스웨덴 스테나로부터 수주한 뒤 인도하지 못한 반잠수식 시추선(세미리그) 1척을 유럽 지역 선사에 매각했다고 29일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약 5억달러이며 인도는 올해 연말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당초 삼성중공업은 스테나로부터 7억2000만달러에 이 시추선을 수주하고 선수금으로 30%(2억1500만달러)를 받고 건조에 착수했지만, 선사 측이 설계 변경과 같은 과도한 요구를 계속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 스테나에 공정 지연에 따른 공기 연장과 함께 관련 비용을 청구했지만, 스테나 측은 납기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현재 삼성중공업과 스테나는 선수금에 대한 중재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스테나와의 중재 절차에 대비해 지난 2016년 2분기 실적에 예상손실 1954억원을 반영한 바 있다.
아직 인도하지 못한 또 다른 시추설비(드릴십)도 조만간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 추세를 보이자 선주사들이 시추성능과 운항효율이 뛰어난 드릴십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고 있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70달러를 바라보고 있는 등 해양 시추 및 생산설비 수요 증가 조짐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은 최신형에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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