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만 간호사들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태움(간호교육 과정에서 일어나는 직장 내 괴롭힘) 등 간호 조직 체계 및 문화를 혁신하겠다는 자정선언에 나섰다. 대한간호협회, 병원간호사회, 중소병원간호사회 등 대표단체는 정부가 내놓은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 대책'과 관련해 26일 간호 조직체계 및 문화 혁신 선언식을 열고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선언식에서는 간호계 스스로 자정노력을 하며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간호 환경의 적폐로 지적되어 온 여러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할 것을 결의했다. 간호사들은 근무 환경을 힘들게 하는 원인으로 원치 않는 의사 업무를 하면서 불법 논란에 시달리는 진료보조인력(Physician Assistant·PA) 간호사 문제와 수당 없는 야간·휴일·연장 근로, 간호사 업무 부담만 가중시키는 의료기관 인증평가 제도의 폐단, 의료법의 간호사 인력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의료기관 등을 꼽아 왔다.
이를 위해 모든 간호사를 동등한 동료로서 상호 존중하고 언어·물리적 폭행 등 비인권적 행위를 철저히 금지하며, 경직된 간호조직 체계와 문화를 혁신할 것을 선언했다. 아울러 환자 안전과 신규 간호사의 적응을 위해 최소 3개월 이상의 교육기간을 보장하자고 제안했다. 지금까지는 인력부족 탓에 교육기간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되었고, 작은 실수에도 호된 질책을 받으며 실무를 익혀야 했다. 이 과정에서 태움 등 문제가 불거졌고, 임신순번제 등 비인권적 행위로 모성보호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의료법에 명시된 간호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현재는 'PA 간호사 없이는 병원이 안돌아간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많은 간호사가 의사 업무를 맡고 있다. 의료계에 만연한 불법적 포괄임금계약과 수당 없는 야간·휴일·연장 근로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처우 개선을 위해 의료법의 간호사인력기준을 의료기관들이 준수할 수 있도록 대국민 캠페인도 펼칠 계획이다.
협회는 특히 의료기관 인증평가 제도의 문제 개선에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병원들이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준비하느라 정작 환자 간호에는 소홀한 데다, 간호사들이 각종 잡무에 시달리면서 퇴사가 잇따라 '간호사 퇴사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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