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필터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복합소재기술연구소 연구진은 재활용이 가능하며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필터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미세먼지는 화석 에너지 소비에 따라 발생원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필터 개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왔으나 기존 미세먼지 필터를 구성하는 섬유 자체의 굵기가 굵고, 기공 크기가 커 초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대부분 일회용으로 제조되고 있으며, 주원료가 플라스틱 섬유이어서 또 다른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질화붕소 나노튜브'를 이용해 재활용이 가능한 첨단 세라믹 필터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미세먼지를 포함한 일반적인 유기 미립자들은 35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연소되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된다. 연구진은 900도 까지 타지 않는 고품질의 질화붕소 나노튜브로 필터를 제조해 기공에 걸린 미립자를 태워서 제거하고 필터를 재활용하는 것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 연구진이 개발한 필터를 토치로 가열하고 있는 모습 [사잔제공 = KIST]
개발된 필터는 매우 얇은 막의 형태로 제조가 가능하여 커피콩 1개 무게(약 100mg) 의 소량 나노튜브만으로도 명함 크기의 필터 제조가 가능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초미세입자를 99.9% 이상 제거할 수 있다. 또한, 미세입자를 제거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공의 크기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립자에 의해 막힌 필터를 태워서 재생하는 반복 공정 후에도 우수한 입자의 제거 효율이 유지된다. 이는 대형 미세먼지 발생원 등 대량 입자 제거 설비에 활용되어 필터 교체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장세규 KIST 박사는 "본 필터는 미세입자의 제거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정제, 수처리, 식품 등 대량 정제 공정 등에 적용할
수 있다"며 "질화붕소 나노튜브는 방열 및 방사선의 차폐 소재로도 응용 가능성이 높아 우주항공, 전자, 자동차, 원자력 등 고부가 가치가 높은 대형시장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멤브레인 사이언스' 1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