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유통기업 롯데가 온라인 커머스 사업을 확대·개편한다. 경쟁사인 신세계도 앞서 온라인 커머스에서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만큼 롯데와 신세계, 두 '유통 공룡'의 치열한 몸싸움이 오프라인에 이어 또 한 번 불붙게 됐다. 앞다퉈 출점 전략을 펼쳐온 오프라인 채널과 달리 온라인 커머스에서는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워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주목된다.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롯데쇼핑은 롯데닷컴과 합병해 오는 8월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면세점 등 롯데 계열사의 8개 온라인몰을 통합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각사 온라인 커머스 인력을 e커머스 사업본부 한 곳으로 모아 지난 3년 동안 계열사별로 시너지를 내온 옴니채널을 더욱 확장시키고, 시스템을 일원화한다는 전략이다.
e커머스 사업본부는 먼저, 계열사별로 온라인몰 운영에 필요한 백오피스(운영관리 시스템)를 모은 뒤 오는 2020년에는 통합 온라인몰을 선보인다. 롯데의 온라인 커머스 인력은 400명으로 롯데닷컴의 개발 인력까지 합치면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본부에는 적어도 700여명이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본부 신설을 준비 중인 추대식 롯데백화점 e커머스부문장은 e커머스 사업본부가 롯데의 온라인 커머스 분야에서 '백오피스'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롯데 온라인몰에 외형적 변화는 없지만, 고객 데이터를 비롯해 주문·배송·결제·물류 등을 일원화해 통합 관리 서비스를 선보인다. 기존 인력 통합은 물론 신규 인력을 투입도 고민하고 있다.
계열사 내 신규 부서를 만들어 통합하는 작업에 들어가는 롯데와 달리 신세계는 신규 법인을 통해 관리한다.
앞서 지난 1월 신세계는 올해 안에 백화점과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부를 물적분할 한 뒤, 이커머스 전담회사를 신설해 그룹 내 핵심채널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현재 신세계의 온라인 커머스 채널은 SSG닷컴으로 일원화돼 있지만,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고객관리 ▲물류 ▲배송 등을 자사 사이트를 통해 각자 담당해 프론트오피스적인 성향이 강하다. 앞으로 신세계백화점몰은 프리미엄 패션몰로, 이마트는 온라인 장보기 전용몰로 강화해 나간다.
물류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아마존을 뛰어넘는 온라인 물류센터 건립을 강조하고 있다. 대규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정 부회장이 온라인 물류센터를 "온라인 커머스 사업의 심장부이자 핵심시설"로 소개할 정도로 물류를 강조한다.
반면 롯데는 현재까진 대규모 물류센터 건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의 온라인 커머스 진출은 대규모 물류센터를 지어서 온·오프라인을 통합하는 방식이었지만, 롯데는 이런 계획이 없다"면서 "통합 물류센터를 갖는 것에 회의적이다. 롯데는 물류회사와 택배회사는 물론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갖고 있는 만큼 다른 방식의 물류 혁신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해 "지속적인 옴니채널 회의를 통해 나온 결정"이라며 "롯데그룹 내 온라인커머스협의체, 비상경영위원회가 의사결정을 하긴 했지만 최근 1~2달 내 진행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혀 구속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경영단절없이 긴밀한 협의가 있었단 점을 강조했다.
투자 방식 역시 다르다. 양사 모두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만, 롯데는 자체조달하는 반면 신세계는 외부 투자를 받았다.
롯데는 앞으로 5년 동안 그룹에서 1조5000억원, 롯데쇼핑에서 1조5000억원을 온라인 커머스에 투입한다. 롯데쇼핑의 경우 연간 8000억원 가량의 이익을 내는 만큼 건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단 게 강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3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온라인 통합에 1조원, 시스템 개발에 5000억원, 소비자 확보와 마케팅에 1조5000억원씩 투입할 예정이다.
외부 투자 건과 관련해 강 대표이사는 "아직 진행된 건 없지만 해외 투자설명회(IR)를 진행하면서 롯데가 온라인 커머스 진출 시 투자하겠단 업체들이 많았다"면서 "투자 유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세계는 글로벌 투자운용사 BRV캐피탈매니지먼트·어피너티에쿼티파
롯데의 지난해 온라인 커머스 매출은 7조원으로 오는 2022년까지 20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각오다. 신세계는 오는 2023년까지 10조원을 제시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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