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해 중인 LNG운반선. [사진 제공 = 삼성중공업] |
2년 주기로 열리는 포시도니아는 노르웨이 노르시핑, 독일 국제조선해양기자재 박람회와 함께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로 꼽힌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포시도니아에는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국내 조선 빅3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해 새로운 일감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국내 조선 빅3이 이번 포시도니아에서 중점적으로 홍보할 분야는 LNG운반선과 LNG추진선이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4년 러시아 가스회사로부터 15척을 한꺼번에 수주했던 쇄빙LNG운반선 모형을, 삼성중공업은 LNG추진엔진을 탑재한 친환경 컨테이너선 모형을, 현대중공업은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모형을 각각 전시한다.
LNG는 친환경 화석연료로 조선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다. 연소 과정에서 대기오염 물질을 적게 내뿜기 때문이다.
해상에서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 강화로 LNG추진선 발주가 늘어날 전망이다. IMO는 오는 2020년부터 선박 추진 연료의 황 함량 허용치를 기존 3.5%에서 0.5%로 낮춘다. 실제 프랑스 CMA-CGM은 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해 11척의 LNG추진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바 있다.
육상에서는 석탄 대신 가스를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많아져 운송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LNG운반선의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LNG운반선 건조는 중국 조선업계와 비교해 한국의 기술력 우위가 뚜렷한 분야다. LNG는 끓는점이 -162도로 낮아 가스가 액체 상태로 보관되도록 온도를 유지하고 압력에도 버틸 저장탱크를 만드는 데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세계 LNG운반선 건조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조선업계는 지금까지 LNG 저장탱크를 만드는 원천 기술은 유럽 엔지니어링업체에 의존해왔다. 국내 조선업체는 척당 2000억원 가량인 LNG운반선 한 척을 지을 때마다 프랑스 GTT 등 화물창 원천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링업체에 약 100억원의 로열티를 낸다.
최근 대우조선은 해상으로 LNG를 운송할 때 자연기화되는 양을 하루 0.049%까지 낮춘 화물창 솔리더스, 기존 연료탱크와 비교해 안전성이 높으면서 제작비용이 절반 가량인 맥티브 등을 독자 개발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앞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지난 2013년과 2011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LNG 화물창 기술을 내놓은 바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한국 조선업계가 개발한 화물창을 적용한 선박을 발주하려는 움직임은 미미하다는 점이다. 새로운 화물창이 적용된 선박의 운항된 적 없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나마 삼성중공업이 국내 선주로부터 수주한 선박에 한국형 LNG 화물창(KC-1)을 적용하는 성과를 냈다. KC-1은 한국가스공사와 국내 조선 빅3이 지난 10여년동안 함께 개발한 LNG 화물창 기술이다. KC-1을 적용해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개발한 독자 화물창 기술을 적용한 선박 수주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며 "이번 포시도니아에 독자 기술을 선주들에게 홍보하겠지만, 이를 적용한 선박을 당장 수주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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