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평생 반값'…대용량 데이터요금제 ‘출혈경쟁’

알뜰폰 업체들이 이동통신사 대비 50% 저렴한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를 앞세워 고객 몰이에 나섰습니다. 할인 기간 제한마저 없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헬로모바일은 지난 24일부터 '더 착한 데이터 유심 10GB' 요금제(월 4만9천390원)를 27% 할인한 3만6천3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6월 30일까지 가입하면 기간 제한 없이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월 3만3천원에 할인 기간을 2년으로 제한했지만, 이번에는 가격을 3천원 올린 대신 기간 제한을 없앴습니다.

KT엠모바일도 동일한 조건의 유심 요금제를 이달까지 월 3만9천380원에 할인 판매합니다. 헬로모바일과 마찬가지로 할인 기간에 제한은 없습니다.

이들 요금제는 사실상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가깝습니다. 데이터 10GB를 기본 제공하며 제공량을 소진하면 하루 2GB가 추가로 제공되고 이마저 다 쓰면 3Mbps 속도 제한으로 무제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음성통화와 문자도 무제한입니다.

비슷한 조건의 요금제가 이통사에서 6만5천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거의 절반 가격에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셈입니다. 제휴 카드를 쓰면 월 요금은 1만∼2만원대까지 떨어집니다.

유플러스 알뜰모바일은 3월부터 비슷한 조건의 유심 요금제를 3만6천원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요금제는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11GB로 경쟁사보다 1GB 많지만 2년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이러한 '반값'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가 알뜰폰 업체에는 '제살깎아먹기'와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원가에 못 미치는 요금 구조로 인해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2월 LG유플러스가 속도 제한 없는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며 알뜰폰 업체의 위기감이 커졌습니다.

LG유플러스의 요금제는 월 8만8천원에 LTE 데이터를 속도 제한 없이 무제한 제공하며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비슷한 가격대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이 작년 4분기 대비 9배 늘었습니다.

이 요금제는 월 40GB 한도 내에서 LG유플러스 가입자인 가족, 지인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어 타사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효과까지 내고 있습니다.

KT도 비슷한 가격대의 속도 제한 없는 무제한 요금제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작년 9월 이통 3사의 요금할인율이 20%에서 25%로 올라가면서 가격 경쟁력이 줄어든 알뜰폰 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통사와 대기업 계열 업체들이 출혈 경쟁에 나서면서 전체 알뜰폰 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업체들은 무제한 요금제 할인은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며 "앞으로 이통사는 물론 대기업 계열 업체들과 경쟁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