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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한국지엠] |
가수 이승환의 노래 '덩크슛'에 나오는 가사처럼 1990년대 20대에게 빨간 차는 로망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달랐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지만 현실에서는 빨간 차를 선택하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목록 2호여서 한번 사면 몇 년 이상 보유해야 했기에 튀는 색상보다는 무난한 색상을 고르는 경향이 강했다.
도장 기술도 문제였다. 튀는 색상은 사진으로 볼 때와 실물로 볼 때 색감이 달랐고, 수리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흰색, 회색, 검정색으로 구성된 무난한 무채색이 자동차 색상을 주도했다.
색채 심리도 영향을 끼쳤다. 흰색은 차를 더 크게 보이도록 만들어준다. 은색은 때가 잘 타지 않아 관리하기 쉽고 튀지 않아 무난한 데다 차분한 느낌도 줘 나서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분석이 있다. 검은색은 안정성, 강직함, 무게감, 중후함 등의 이미지를 지녀 권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다는 분석도 있다. 또 차량 크기가 커질수록 선호 색상은 흰색 계열에서 검은색 계열로 옮겨간다.
이처럼 색은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끼친다. 색채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있을 정도다. 일상생활에서도 색은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색상을 정하는 데 고도의 색채 심리 전략이 들어간다.
자동차 회사들도 신차를 개발할 때 색채 심리를 활용해 외·내장 컬러를 정한다.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은 물론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때도 컬러에 공들인다. 풀체인지·페이스리프트 수준이 아니어서 외·내장 컬러를 새로 선보이기 어려울 때는 차 곳곳에 외관 컬러와는 다른 색을 적용하는 '이색(異色, 二色)' 컬러 마케팅을 실시한다. '색(色) 다른' 느낌을 선사해 새로 차를 내놓은 것 같은 간접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신차에 채택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 컬러 '핑크'를 외장 컬러로 내놓을 정도로 컬러 마케팅에 일가견이 있는 한국지엠도 이색 컬러를 적용한 '레드라인' 에디션으로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레드라인 에디션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트랙스, 말리부, 카마로, 트래버스, 콜로라도를 포함해 총 9개 차종에 적용된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레드라인 에디션 중 최초로 더뉴 트랙스 레드라인이 출시됐다.
더뉴 트랙스 레드라인 에디션은 '블랙'과 '레드'를 조화시킨 게 특징이다. 차량 전면부에 블랙 그릴과 블랙 보타이 로고 엠블럼을 채택했다. 기존 트랙스 로고 엠블럼은 금색이다.
측면부 윈도우 몰딩에는 크롬을 대체한 블랙 컬러를 적용했다. 사이드 미러 커버도 블랙 컬러로 마무리했다. 블랙 컬러에 레드 엑센트를 포함한 레드라인 전용 블랙 알로이 휠도 적용했다. 차량 뒤편에 있는 차명 'TRAX' 글자도 블랙 바탕에 레드 테두리를 넣었다.
외장 컬러가 스노우 화이트 펄, 스위치 블레이드 실버, 모던 블랙, 새틴 스틸 그레이인 모델에 적용한 레드는 심심할 수 있는 무채색 외장에 에너지와 생기를 불러 넣어준다. 색채 심리에서 정열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레드'의 효과다.
가격은 1.4 가솔린 터보 레드라인이 2176만~2361만원, 1.6 디젤 레드라인이 2422만~2548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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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한국지엠] |
1.5~1.6ℓ급 디젤 2WD 모델을 기준으로 제원을 비교하면 장거리 달리기 능력을 알려주는 최고출력은 트랙스가 135마력으로 136마력인 코나 다음으로 세다. 순발력 평가요소인 최대토크는 트랙스가 32.8kg.m로 가장 세다. 트랙스는 연비가 14.6km/ℓ으로 QM3(17.3km/ℓ)보다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티볼리(14.7km/ℓ)와 비슷한 수준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디젤 모델답게 치고 나가는 맛이 좋다. 고속 구간에서 가속 성능은 다소 아쉽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면 처음엔 속도를 더디게 높이지만 1.6ℓ 소형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
정숙성은 만족스럽다. 저·중속에서는 디젤차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 전고가 높지만 코너에서도 그다지 불안하지는 않다. 뒷좌석에 앉으면 경쟁차종들보다 키가 큰 만큼 머리
더뉴 트랙스 레드라인은 사실 기존 트랙스와 외모 말고는 달라진 게 없다. 그러나 레드 효과로 외모에 생기가 도니 좀 더 에너지가 넘치게 느껴진다. 시각이 오감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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