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의 수축·이완기능 떨어지면 신장손상으로 악화

심장이 수축하고 이완하는 펌프기능이 약해지면, 급성 신손상은 물론 말기 신부전증의 발생 위험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장(heart·心臟)은 우리 몸속에서 혈액이 순환하도록 피를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역할을 하며, 신장(kidney·腎臟)은 몸속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세중·서울대병원 한승석 교수팀은 심장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신장에는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고자 2013년 1~12월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한 2만1,574명의 환자중 심장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1,327명을 대상으로 입원 후 '급성 신손상' 발생여부 및 예후에 대해 분석한 결과, 210명(15.8%)에서 급성 신손상이 발생했으며, 좌심실의 수축기 심장 박출률과 이완기능이 가장 저조한 그룹은 가장 우수한 그룹과 비교해 각각 급성 신손상 발생위험이 1.6배, 1.9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수축과 이완기능 모두가 저조한 그룹은 급성 신손상 발생위험이 2.27배나 증가했고, 이완기능이 가장 낮은 그룹에서는 말기 신부전증의 발생위험도 4.13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결과 심장과 신장의 기능이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두 장기는 혈압, 빈혈, 전해질, 체액량을 함께 조절하면서 상호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한쪽 장기에 이상이 생겼다면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두고 '심장-신장 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심장은 오른쪽(우심방·우심실)과 왼쪽(좌심방·좌심실)으로 나뉘어 역할을 한다. 오른쪽에서는 각 장기를 순환한 후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싣고 돌아온 혈액을 받아드리며, 왼쪽에서는 산소와 영양분을 실은 신선한 혈액이 우리 몸 곳곳으로 퍼질 수 있도록 뿜어내는 역할을 한다.
김세중 교수는 "심장초음파를 통해 측정할 수 있는 좌심실 수축·이완 기능의 이상만으로도 급성 신손상 발생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주요 성과"라며 "심장초음파에서 심장 수축과 이완 기능이 저하됐거나 이상이 생긴 환자들에서 신장손상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심장초음파 결과를 바탕으로 신장건강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장학 국제학술지 'BMC nephrology' 10월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