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종로2가 지하도에 자연광을 활용한 혁신적 지하 생태정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권내 친문(親文) 세력 및 정부와의 갈등성을 일축하고, 도심에 기존 임대주택과 다른 고품격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5일 오전 서울 월드컬쳐오픈코리아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박 시장은 종로2가 지하도를 생태정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종로2가 지하도에 뉴욕 로라인(Low Line)보다 훨씬 더 혁신적인 공간을 내년 10월에 만들 예정"이라며 "자연광을 80% 정도 끌어들이는 특별 기술을 사용해 지하도를 비추고, 지하도에서 나오는 물을 이용해 생태적 정원을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또다른 서울시의 혁신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뉴욕 로라인은 지하도 공원( Underground Park)을 조성하는 프로젝트 중 일환으로, 파이프를 이용해 햇빛을 지하로 끌어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박 시장은 "공공임대주택 38만 호를 보급해 서민들의 집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난의 상징인 공공임대주택을 어느 지역에서나 유치하고 싶어하는 고품격·혁신적으로 탈바꿈시키는 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며 "사대문안 등 도심에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시장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 상하이, 톈진, 산둥성, 몽골 울란바토르, 일본 도쿄까지 함께한 동북아 대기질협의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봄부터 (비상저감 조치시) 강제 2부제를 실시하게 됐다"며 "서울시는 경유차 차량운행 제한을 포함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항의 등 강력한 입장전달이 필요한 것 아니냔 지적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하고 압박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며 "실사구시적으로 접근해 중국이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돕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자영업자를 위한 제로페이(결제 수수료 제로) 도입에 대해선 "이달 중순이 되면 QR코드가 나오기 때문에, 제로페이 가입률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현재 제로페이에 없는 신용기능을 추가하는 안을 고민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특별수행원으로 방문하고 돌아온 소회도 밝혔다. 박 시장은 "'북한이 중국처럼 개방하면 20년 안에 (중국을) 따라가겠다'고 했더니 북한 간부가 '우리는 10년 안이면 다 한다'고 답했다"며 "에스토니아의 경우도 러시아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디지털 정책에 집중해서 상당히 발전했다. 그런 면에서 저개발된 북한이 오히려 최신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더 용이할 수 있을 듯 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권 내부 친문 세력 및 정부와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용산·여의도 개발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 갈등, 지난달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는 한국노총 집회 참석, 부산·경남 등 타지역 방문 등 최근 일련의 행보로 박 시장이 독자노선을 견지하며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는 시각이 늘어났는데, 이를 부인한 것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와 서울시는 하나의 공동운명체"라며 "한국노총 집회 참여,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국정조사 실시 건 등은 모두 여당과 청와대 교감이 있는 상태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희정은 날아갔고, 이재명은 잡고, 박원순만 남았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도 "옛날 정치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에 대해선 "성실하고 당당히 응할 것"이라며 "만에 하나 잘못이 드러난다면 엄벌하고 제도를 바꾸는 등 모든 노력을 다해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뺏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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