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화해 분위기 속에 철강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도 꿈틀대고 있다. 철강업종은 중국 철강업계의 과잉공급이 촉발한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으로 꼽힌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철강업종지수는 지난 2일 1459.35(종가 기준)에서 이날 1499.20까지 올랐다. 특히 지난 4일 EU가 철강제품 26개 품목을 대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물량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의 세이프가드 최종 조치안을 국제무역기구(WTO)에 통보한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회복세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철강업종에 특별한 이슈가 없지만, 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한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새해 들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애플의 매출 전망치 하향의 영향으로 급락한 뒤 회복했다. 무역 전쟁 중인 미·중의 화해무드,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 등에 힘입은 결과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 협상에 시선이 쏠린다. 양국이 관세폭탄을 주고 받는 등의 무역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돼 증시를 끌어내려서다.
다행히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제프리 게리시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비롯한 미국 협상단은 전날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측과 무역협상 실무회담에 돌입했다. 이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의 고위급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의 만남 등이 이어지기에 외교가는 이번 실무회담에서 미·중 무역전쟁을 끝낼 단초가 마련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미·중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글로벌 보호무역을 촉발시킨 철강산업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벌여온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중국 정부의 재정 정책의 효과에 더해 국제교역도 활성화될 수 있어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진행될 미중 무역협상과 중국의 재정정책 시행 본격화 등으로 상반기 철강 가격의 반등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철강주의 저평가 매력도 투자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철강제품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철강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POSCO는 지난해 10월 1일 29만5500원에서 이날 24만5500원까지 16.9%, 같은 기간 현대제철은 5만6100원에서 4만5700원까지 18.5% 각각 하락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OSCO는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내수 경기 악화 등의 우려로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며 "올해 별도 및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를 반영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우려가 충분히 반영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중국 철강업계가 과잉생산한 철강제품을 글로벌 시장으로 밀어내면서 가격이 무너지자 세계 각국은 WTO 협정에 따라 무관세를 유지하던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를 지난 2016년부터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은 지난해 3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했고,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물량을 조절하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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