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배아에 DNA에서 원하는 특정 유전자만 잘라낼 수 있는 유전자 가위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네이처] |
WHO는 19일(현지시간) 유전공학, 의학, 윤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간 유전자 편집 국제표준 개발 및 감독을 위한 자문위원회'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2년 동안 세계적으로 인간 유전자 편집을 엄격히 규제하기 위한 국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개발할 예정이다.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유전자 편집 기술은 인류 건강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지만 윤리적으로나 의학적으로나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며 "세계 유수의 전문가들을 모아 인간 유전자 편집을 둘러싼 복합적인 문제에 대한 일관된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HO 인간 유전자 편집 자문위원회는 앞서 이달 18일부터 이틀간 유전자 편집 기술의 현황을 검토했다. 이를 통해 새로 마련될 국제표준 권고안을 뒷받침하는 투명성, 포괄성, 책임성 등 3가지 핵심 원칙에 동의했다. 위원회 측은 "현재로서는 유전자 편집 인간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유전자 편집 정자와 난자, 수정란의 임상 적용은 무책임하다"며 "모든 국가는 인류 공통의 규범에 따라 인간 유전자 편집을 규제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또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인간 유전자 편집 연구를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공통의 중앙 등록 데이터베이스(DB)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WHO에 이 같은 DB 구축 작업을 즉시 시작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자문위원회는 향후 2년 동안 국제표준 권고안을 마련하기 위한 세계적 공론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환자, 시민사회, 윤리학자, 사회과학자 등 광범위한 이해당사자들과 협의하고 지역에서 국가로, 다시 세계로 확장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소우먀 스와마나단 WHO 수석연구원은 "위원회는 인류 건강의 최대 이익과 최소 위험을 보장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연구자들에게 필수적인 도구와 지침을 개발할 것"이라며 "이들의 연구가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허젠쿠이 전 중국 남방과기대 교수는 DNA 편집기술인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가위'로 유전자를 편집한 수정란을 착상시켜 쌍둥이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학계가 2015년 12월 '제1회 국제 인간 유전자 편집 정상회담'에서 수정 후 14일 이내의 연구 목적을 제외한 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을 잠정 금지하기로 한 금기를 깬 것이다. 이에 따라 학계와 시민사회가 유전자 편집 아기 탄생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는 등 국제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이달 14일에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처음 개발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감염생물학과 총괄책임교수 등 세계 7개국의 저명한 과학자와 윤리학자 18명이 "국제 공동의 규범이 정립되고 안전성이 입증되기 전까지 유전자 편집
한편 2개월 동안의 수사 끝에 올해 1월 허 교수의 혐의를 공식 인정한 중국 정부는 허 교수의 처벌 수위를 검토 중이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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