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한류 덕에 한국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8년 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7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적자 규모가 전년(-16억9000만달러)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국내 게임회사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한 덕이다.
우리나라의 지재권 무역수지는 지금까지 적자 행진이었다. 지재권 무역에서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전기·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을 제조하는 국내 대기업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원천기술을 사용할 때 지불해야 하는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입'이 산업재산권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은 작년에도 -16억5000달러를 기록하며 전년(-12억달러)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게임회사들의 약진으로 전체 지재권 수출이 지난해 135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2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특히 국내 게임회사의 프랜차이즈권 수출이 크게 늘면서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 수지는 2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 수지도 17억5000만달러 흑자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냈다. 이 역시 국내 게임회사의 음악·영상 수출, 컴퓨터 프로그램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기관별로는 국내 대기업이 15억3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대기업 흑자 규모는 3억3000만달러에서 5배 가까이 커졌다. 대기업이 지재권 무역에서 큰 폭의 흑자를 낸 것도 국내 게임회사 덕분이었다. 넥슨과 네이버, 네오폴 같은 굵직한 게임사들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전환되면서 흑자 확대에 도움을 준 것이다. 네이버·넥슨·네오플은 2017년 9월, 넷마블은 2018년 5월부터 대기업으로 분류됐다. 거래 상대별로 보면 대(對) 중국
양호석 경제통계국 팀장은 "게임업체들이 굉장히 약진하고 있고 기업들의 기술개발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 지재권 수지는 개선 추세"라면서도 "흑자 전환 시점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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