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결핵환자 수는 전년도보다 감소했지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 건수는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역학조사를 확대해 추가 결핵환자를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예방률을 높인 것이다.
11일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학교, 직장, 의료기관 등 집단시설 내 결핵환자 발생 시 접촉자 조사 내용을 분석한 '2018년 결핵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신고된 전체 결핵환자 수는 총 3만3796명으로 2017년 3만6044명에 비해 6.2%(2248명) 줄어들었다. 다만 3만3796명 중 집단시설에 소속된 결핵환자 8395명 가운데 역학조사가 총 4041건 실시돼 지난해 3759건보다 7.5% 늘었다. 역학조사는 결핵환자의 객담을 포함한 호흡기검체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된 경우 실시된다.
지난해 집단시설별 결핵 역학조사는 직장이 1503건(37.2%)으로 가장 많았고 의료기관 983건(24.3%), 사회복지시설(18.5%) 순이었다. 현장조사를 통해 접촉자로 선정된 12만2913명의 결핵검사(흉부 X선) 결과 추가 결핵환자 181명이 조기에 발견됐다. 또 접촉자 중 밀접접촉자 5만334명은 잠복결핵 검사를 실시한 결과 9263명(18.4%)이 양성으로 진단됐다. 잠복결핵 감염은 몸 안에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증식을 하지 않아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다. 증상이 없는 데다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전파하지도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질 경우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잠복결핵 감염자의 10%가 실제 결핵으로 발병한다.
결핵환자의 가족접촉자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에서도 28%가량이 잠복결핵 양성으로 판명됐다. 가족접촉자는 결핵환자가 치료를 시작하기 3개월 전부터 같은 주거공간에서 생활한 가족이나 동거인을 가리킨다.
접촉자 가운데 잠복결핵 감염 양성자의 79.3%는 치료가 완치됐으며 집단시설별 완치율은 교정시설 92%, 학교 81.8%, 의료기관 81.6% 등으로 높았다. 다만 가족접촉자의 양성환자 완치율은 이보다 낮은 67.1%
박미선 질본 결핵조사과장은 "결핵환자와 장시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접촉자는 고위험군이어서 반드시 역학조사에 협조해야 한다"며 "잠복결핵 감염 양성자는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료자에 비해 결핵 발병 위험이 최고 4배가량 높기 때문에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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