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인물이자, 대기업 규제의 기준이 되는 '총수'(동일인)를 매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올해는 발표가 미뤄졌습니다.
한진그룹이 조양호 회장이 숨진 뒤 아직도 차기 총수를 못 정했는데, 3남매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족과 협력해 사이좋게 이끌라"는 고 조양호 회장의 유언도 있었는데 말이죠.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당초 모레(10일)로 예정됐던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발표일이 다음 주로 미뤄졌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을 위해 매년 5월 15일 전에 대기업 총수, 즉 동일인을 지정하는데 한진그룹에서 아직 결정을 못 한 겁니다.
▶ 인터뷰 : 김성삼 /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
- "한진 측에서는 기존 동일인의 작고 이후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한진은 계열사 자산 현황 등 관련 자료는 모두 제출했지만, 차기 총수를 누구로 할지에 대한 자료만 내지 못했습니다.
기업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계구도를 갖춰가던 조원태 체제에 분쟁이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가운데 조원태 회장은 2.34%만 보유하고 있어, 조현아, 조현민 씨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경영권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 한진그룹 관계자
- "저희가 자료제출 못 한 것 말고는 어떤 이유인지, 언제 할지 이런 구체적 이야기는 저희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관련 법에서는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을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5천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는 한진그룹의 총수를 직권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