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구광모 체제' 출범 만 1년을 맞는 가운데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전투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오늘(16일) "고(故) 구본무 회장 별세 이전의 LG그룹이 대체로 온화하고 신중한 의사결정 분위기였다면,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는 전투력과 추진력이 한층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LG전자가 지난 14일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개최한 기술설명회에서 삼성전자 QLED TV를 겨냥해 '십자포화'를 날린 것도 비슷한 경우로 받아들여졌습니다.
TV·가전 업계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신경전'은 이미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경쟁사의 QLED TV에 해당하는 제품이 과거 SUHD TV였는데 이름만 바꾼 것"이라면서, "판매량은 2016년과 거의 같다"고 '평가절하'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습니다.
또 최근 LG전자가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단을 전격 선언하고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파격적인 결단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밖에 LG유플러스가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선 것도 최근 그룹의 공격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룹 관계자는 "젊은 총수가 취임한 이후 과거 일방적인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에서 탈피해 쌍방향 토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전문경영인들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면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바뀐 게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 변경으로 구광모 회장이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가 된 데 이어 오는 20일 구본무 회장 1주기를 맞는다"면서, "계열사별로 현안이 다르지만 그룹 전반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