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에도 자금 경색에 빠진 금융권이 잇따라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에 맡긴 돈은 기간을 짧게 가져가고 있고, 주택대출의 기준이 되는 CD 금리는 상승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황승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통상 예금과 대출 금리를 내리던 금융권이 오히려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이 어렵자 예금을 유치해서라도 대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입니다.
저축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8%에 근접했고 5%에 머물던 은행들의 정기 예금 금리도 국민은행이 6.9% 상품을 내놓는 등 7%에 육박했습니다.
예금 금리뿐 아니라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CD 금리가 상승 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대출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1월 초 5.8%에 머무르던 CD 금리는 7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6%로 올라섰습니다.
CD 금리 상승은 곧바로 이자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2년 전 6% 금리로 1억 원을 대출받았으면 이자 부담은 600만 원이었지만 금리가 1.5%가량 오른 지금은 780만 원으로 180만 원이 늘었습니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출은 만기가 길지만,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높여 유치한 자금은 단기여서 자금 운용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8월 말 현재 정기예금 가운데 6개월 미만 단기 예금 비중이 2003년 11월 이후 처음 두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예금 금리 인상과 대출 만기 장기화라는 이중고 속에 은행권은 당분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mbn뉴스 황승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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