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예금 금리 인상을 통한 자금 조달에 사력을 다하고 있으면서도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신규 대출은 거의 중단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의 갑작스런 태도변화에 중소기업과 가계는 냉가슴을 앓고 있습니다.
정광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했지만, 은행은 오히려 예금금리를 높였습니다.
금리가 오를 때는 찔끔, 금리가 내릴 때는 왕창 내렸던 평상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외화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히고 은행채 발행도 어려워지면서 자금줄이 막힌 은행이 예금을 마지막 보루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은행 예금금리는 최고 7%대 중반까지 치솟았습니다.
▶ 인터뷰 : 구용욱 / 대우증권 연구위원
- "은행 자금 조달 창구가 거의 막히면서 유일하게 남은 곳이 예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금 금리를 높이는 게 은행채를 발행하는 것보다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예금 금리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은행들이 예금 유치에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에 신규 대출은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사실상 중단하다시피 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출 수요자들은 신규 대출은커녕 만기 연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아우성입니다.
▶ 인터뷰 : 차철호 / 중소기업 CEO
- "10년 정도 거래를 하면서 연체도 한 번도 없었고 나름대로 신용도도 높고 건실한 담보물도 있는데,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출이 어렵다고 하니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으로 안 좋은 경기에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은행이 조사한 중소기업에 대한 시중은행의 은행 대출 태도 지수는 -41로,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중기 대출의 어려움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금융위기로 은행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지만 지나친 몸 사리기는 오히려 경제를 더 어렵게 해 은행권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간과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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