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아파트를 지은 뒤 분양하는 '후분양'을 속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는 건데요.
공사비 대출에 따른 이자를 부담하더라도, 분양가를 제대로 받겠다는 겁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강남구의 상아2차 아파트 재건축 현장입니다.
그동안 분양가를 놓고 주택도시보증공사와 갈등을 빚어온 재건축 조합이 결국 후분양 카드를 꺼냈습니다.
후분양이란 통상 아파트를 80% 이상 지은 뒤 분양하는 방식으로, 공사비를 조달해 건설을 시작하는 선분양과는 반대 개념입니다.
후분양은 특히 분양 보증을 받지 않아도 돼 분양가 규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주택보증공사는3.3제곱미터당 4천500만 원에 분양가를 맞추라고 요구했지만, 조합은 주변 시세가 6천500만 원이라고 맞섰습니다.
결국, 조합은 공사비를 대출해 이자를 내더라도 후분양을 통해 분양가를 제대로 평가받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홍승권 / 상아2차 재건축 조합장
- "수익 관계를 떠나 자존심 상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동의하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후분양으로…."
이 같은 후분양 바람은 신반포 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은 물론 방배동, 잠원동까지 전방위로 퍼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규정 /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 "분양 승인을 담보로 분양가 관리를 했던 주택보증공사의 정책이 사실상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가 있고, 후분양 과정에서 최종 분양가격이 더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도…."
재건축 조합들이 제 살길을 찾아나서는 가운데, 단순 보증업체인 주택보증공사가 분양가를 좌지우지하는 건 월권이란 목소리도 나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김광원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