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연합뉴스] |
4일 가전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100여 종의 에어컨 가운데 1등급 제품이 사실상 전무하다.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을 받은 정격 냉방 능력 7000~9000W급 스탠드형 에어컨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에어컨에서도 1등급 제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3등급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장에서 갑자기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이 사라진 이유는 정부가 지난해 10월 에어컨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기준을 획기적으로 높였기 때문이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의 변별력을 높이고 업계 에너지 절감 노력과 기술개발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등급이었던 에어컨이 갑자기 올해 3~4등급으로 추락하는 일이 일어난 것으로, 시장에 에어컨 1등급은 중견기업인 오텍캐리어(CSV-Q077AI, Q097AI) 두 종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등급 변화는 실제 큰 의미는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체들의 에너지절감 기술이 업그레이드 되고, 인버터를 채택하고 있어서 등급별 에너지소비 차이가 크지 않다. 현재 시장에 나온 신제품들이 주로 3~4등급이지만 효율성이 나빠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개정된 기준에서 3~4등급을 받은 다수의 제품은 이전 기준에서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수준에 부합한다. 제조사들의 에너지 절감 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에어컨의 전기 사용량도 매년 줄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작년 1등급보다 현재 3등급 제품이 에너지 소비 효율 측면에서 더 낫다"면서 "인버터 제어 기술 개발 등으로 제조사들이 매년 에너지 절감 기술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새 기준에서도 머지않아 '1등급' 제품도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제조사와 유통업체의 판매 전략도 바뀌고 있다. 과거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강조하던 방식에서 '공기청정' 등 다른 강점과 기능을 소구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1등급 기준을 충족시킨 스탠드형 에어컨이 언제 등장할 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바뀐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에어컨 판매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1등급 품귀현상'에도 에어컨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황순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