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내일(18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엽니다.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한은이 금리 인하 시기를 이번 회의로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오늘(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르면 이달, 늦더라도 다음 달 30일 예정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에서 0,25%포인트(p) 낮출 것이란 예상에 시장 전문가 사이에 이견이 거의 없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12일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며 통화정책방향 선회를 시사한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진 상황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 의회 증언에서 이달 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면서 한국도 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가 더욱 커졌습니다. 미국 시카고 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말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5월 금통위에서 조동철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고, 신인석 위원이 인하 의견을 내겠다고 예고한 상태여서 이번 회의에선 금통위원 7명 중 최소 2명이 금리인하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리인하 시기는 이번 회의가 될지 다음번 회의(8월 30일)가 될지를 두고 시장 전문가 사이에 의견이 갈립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8일 104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해 '8월 인하론'에 무게를 뒀습니다. 이달 인하를 전망한 응답자는 30%였습니다.
이달 금리 동결을 예상한 전문가들도 금통위가 내일일 회의에서 금리를 전격 인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의 과거 의사결정 패턴을 보면 내일 회의에선 금리를 동결하고서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을 본 뒤 8월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이번 회의에서 내리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입장을 밝힌 이상 금통위가 다음 달 30일 열리는 다음 회의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달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경제에 불확실성이 높아져 금통위가 인하 시기를 앞당기려 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다만 금통위 내에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에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을 유지하는 기류가 있는 점은 조기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지난 5월 31일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위원은 거시건전성 정책을 포함한 경제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런 노력 없이 통화정책만으로 추가적인 수요 진작을 시도할 경우 물가 상승과 함께 금융 불균형 누적이 또 다른 형태로 가속화할 수 있다
한은은 내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5%(4월 발표)에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반도체 경기 둔화, 설비투자 감소 등을 반영해서입니다.
한은 안팎에선 0.2%포인트 하향조정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기획재정부는 이미 2.6∼2.7%에서 2.4∼2.5%로 0.2%포인트 내린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