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그룹 차원 인재 교육을 맡은 SK경영경제연구소와 SK아카데미를 통합해 기업대학인 'SK유니버시티'를 만든다. 인재 개발역량을 하나로 모아 SK를 뼛속부터 바꾸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의 '딥체인지(Deep change)' 경영철학에 따른 행보다. SK유니버시티는 SK 임직원들이 최대 연 근로시간의 10%씩 투자하며 인공지능(AI)에서 반도체·에너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이르는 사업역량을 교육하고 향상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구성원의 딥체인지 역량을 키워나갈 교육·연구 통합 플랫폼인 SK유니버시티를 내년 1월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SK유니버시티는 서울에 소재한 SK경영경제연구소와 용인·이천에 교육시설을 갖춘 SK아카데미를 합친 일종의 '인재개발용 공유 인프라'다. SK경영경제연구소는 국내외 거시경제 현상을 진단하고 정보통신기술(ICT)·에너지화학 같은 주력 사업을 강화하면서 인공지능(AI)·블록체인을 비롯한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는 SK의 두뇌다. SK아카데미는 경기도 용인 연수원과 이천 SK경영관리시스템(SKMS) 연구소에서 임직원 대상 조직문화 교육을 맡고 있다. SK 관계자는 SK유니버시티에 대해 "국내 기업 최고 수준의 교육·연구 전문 조직을 운영해야 구성원이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결국 딥체인지가 가능하다는 최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유니버시티는 아직 수장 등 조직 형태를 확정짓지는 않았다. 다만 정식으로 학위를 주는 사내대학이 아닌 좁은 의미의 기업대학으로서, 기업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임직원 대상 역량 개발기관로 역할을 한정한다.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별도로 운영해온 연수원·교육기관은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SK는 지난달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그간 개별 운영해왔던 그룹 연수원, 연구소와 교육프로그램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AI와 디지털 전환이 확산하면서 기업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도 달라졌고 그에 따른 교육이 시급하다는 게 SK 판단이다. 최 회장은 "경영환경 변화가 급속해 과감한 인적자본(Human Capital)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SK유니버시티를 통해 SK 구성원이 미래 역량을 기르고 축적하고, 이것이 구성원의 지속 성장과 행복을 위한 변화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SK유니버시티가 출범하면 SK 구성원은 누구나 학생 자격으로 필요한 교육을 신청해 이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구성원은 자신의 커리어와 역량에 맞는 교육을 데이터 기반 AI로 찾아 자발적으로 수강할 수 있다고 SK는 설명했다. SK는 임직원이 연평균 근로시간(약 2000시간)의 10%에 달하는 200시간을 SK유니버시티를 통한 학습에 투자하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SK유니버시티의 교육방식은 다양하다. 전통적인 교실 강의, 워크숍, 포럼, 코칭 프로그램, 온라인 강의와 프로젝트 기반 학습처럼 과정별 특화된 교육 방식이 적용된다. 시설은 용인 SK아카데미와 SKMS연구소 외에도 서울 등지에 산재한 여러 교육용 사무실을 활용한다. SK는 아직 SK유니버시티를 위한 캠퍼스 신축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교육과정은 △AI와 디지털 전환, 미래 반도체·에너지 솔루션을 포함한 미래성장△사업모델 혁신△
교수진은 그룹 내 전문가, 퇴직임원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다. 교육용 콘텐츠는 세계 유수 대학과 전문 교육기관의 프로그램과 SK가 자체 개발한 교육과정이 포함된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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