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가 이달 들어 눈에 띄게 하락했습니다.
기업과 소비자의 경기 인식을 모두 합한 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는 계절요인 등을 제외하고 봤을 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까지 악화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29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에 따르면 이달 전(全) 산업의 업황 BSI는 69로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전 산업 업황 BSI가 7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69) 이후 6개월 만입니다.
BSI란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치인 100 미만이면 설문에서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입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68)가 전달 대비 5포인트 하락해 2포인트 떨어진 비제조업(70)보다 낙폭이 컸습니다.
특히 제조업 중 반도체 등이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부문의 업황 BSI는 72로 한 달 전보다 11포인트나 하락해 지표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국내 부품업체들의 경영 여건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여파를 미쳤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외 수요 둔화에 따른 중소 부품업체 간 경쟁 심화로 부정적인 응답이 늘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나 미중 무역분쟁이 모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기장비(57)도 수요 둔화로 전월 대비 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에 반해 자동차(76) 부문은 신차 출시 효과로 8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78)이 한 달 전보다 1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중소기업(59)은 7포인트나 줄었습니다. 반도체·통신장비 분야에서 중소 부품업체들의 부정적 응답이 늘어난 게 하락세에 영향을 줬습니다.
기업형태별로는 수출기업(80)과 내수기업(62) 모두 4포인트씩 빠졌습니다. 내수기업의 업황 BSI는 2009년 3월(56)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휴가철을 맞아 숙박업(87)이 14포인트 상승했으나, 부동산업(59)은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방안 발표의 영향으로 10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부동산 업황 BSI는 부동산 경기가 위축됐던 2013년 8월(58)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그러나 내달 전 산업의 업황 전망 BSI는 72로 이번 달 대비 1포인트 상승해 미약하지만 경기 개선에의 기대감이 보였습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경제심리지수(ESI)는 0.8포인트 하락한 88.4로 201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6포인트 내린 89.7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시기인 2009년 5월(87.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