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들어 바이오업종이 뚜렷한 이유 없이 급등락했다.
최근 주가 급등세를 주도한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잔량인 대차잔고가 다시 늘어나고 있고, 이달 들어 코스닥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외국인이 내다 파는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는 모습도 이틀째 이어졌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지수는 전일 대비 28.19포인트(0.99%) 하락한 2813.80에 장을 마쳤다. 이날 강스템바이오텍이 아토피 치료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3상에 실패했다는 악재와 한미약품이 호중구 치료 후보물질 롤론티스의 미국 시판허가(BLA)를 다시 신청했다는 호재가 뒤섞였지만, 지수는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업종지수는 전날에도 0.76%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이달 들어 KRX헬스케어 지수는 두 차례의 급등세를 보이며 지난 23일까지 11.96% 올랐다. 첫 번째 급등세는 에이치엘비의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의 부활 가능성이 나타나고, 신라젠의 항암바이러스제제 펙사벡의 임상 1상 결과가 발표된 유럽종양학회(ESMO) 효과였다.
이달 상순의 급등세를 마친 뒤 한동안 쉬어 가던 KRX헬스케어 지수는 이번주 들어 지난 23일까지 3거래일동안 8.37% 급등했다. 특히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급등하며 이 종목은 잠시나마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3일까지의 급등세를 마친 뒤인 전일부터는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힘겨루기로 변동성이 대폭 확대됐다. 에이치엘비는 전일 21만500원(+16.43%)로 거래를 시작해 21만3900원(+18.31%)까지 올랐다가 15만4800원(-14.38%)로 빠진 뒤 18만5000원(+2.32%)로 마감됐다. 하루 동안 주가가 30% 넘게 오르내렸다.
문제는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급등할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었다는 데 있다. 한때 에이치엘비의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 공매도 물량을 정리하는 '숏커버링'을 꼽기도 했지만, 이번 주 들어 전일까지 에이치엘비의 대차잔고는 오히려 약 60만주 증가했다. 또 미국 FDA와 리보세라닙에 대한 허가 신청 전(Pre-NDA) 미팅을 했다는 호재성 소식을 전한 이날에는 오히려 주가가 전일 대비 2만9600원(16.00%) 급락해 15만5400원으로 마감됐다.
에이치엘비의 대차잔량이 늘어난 배경에는 리보세라닙의 허가 이후 시장성에 대한 투자업계의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보세라닙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하더라도 현재 에이치엘비 시가총액인 7조원 이상에 부합할 만큼의 매출이 나올지 불투명한 탓이다. 실제 이날 호재를 전하며 4%대의 강세를 보인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을 중심으로 1조원(작년 연간 기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현재 시가총액은 3조5000억원 수준이다.
투자업계 관계자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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