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만 금융소외자의 빚 부담을 줄여줄 신용회복기금이 출범했습니다.
지원대상이 되면 최장 8년에 걸쳐 원금만 갚으면 되고, 고금리 대출도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천상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하 단칸방에 혼자 살고 있는 지체장애 4급 장애인 이혜진 씨.
3년 전 사기를 당해 캐피탈 회사에 천 만원이 넘는 빚을 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기초수급자로 정부에서 받는 30만 원이 소득의 전부인 이 씨에게 원금은 커녕,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큰 돈입니다.
▶ 인터뷰 : 이혜진 / 서울시 중랑구
- "1억 되는 돈은 아니지만 100만 원이 저한테는 엄청 큰돈이잖아요. 그러니깐 갚긴 갚아야 하는데 그 맘을 누가 알아주는 사람이 없잖아요.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이 씨 같은 금융소외자의 빚 부담을 덜어줄 신용회복기금이 출범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신용회복기금은 채무 재조정과 환승론 등 2가지 방법으로 금융소외자를 지원합니다.
제도권 금융기관과 대부업체에서 1천만 원 이하를 석 달 이상 연체한 사람이 신청하면 이자는 전액 감면받고 원금은 8년 동안 나눠 갚을 수 있습니다.
연 30% 이상 고금리로 빌려 정상적으로 갚고 있는 저신용자(신용등급 7~10등급)는 신용회복기금의 보증을 받아 20% 안팎의 은행대출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내년 신청기준이 3천만 원 이하로 확대되면 전국적으로 72만 명의 서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인터뷰 : 이철휘 /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 "과거에는 제도금융권을 이용하시던 분들의 채무를 재조정해주는 데 국한됐습니다만 이번에는 대부업체 연체 채권에 대해서도 저희가 도와드리도록…."
하지만, 기금 규모가 7천억 원에 그치고 있어 더 많은 소외자에 대한 지원이 어렵다는 점에서 기금 확충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또, 신용회복기금과 협약을 맺은 금융회사에 빚을 진 사람만 지원받을 수 있는데, 아직 60여 개에 그치고 있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mbn뉴스 천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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