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8개월째 `경기부진` 평가..."수출 감소 영향"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제에 대해 8개월 연속 '경기 부진' 판정을 내렸다. 수출이 큰 폭으로 위축된 가운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7일 발간한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10월 수출은 단가 하락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비교적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며 "광공업생산이 낮은 증가율에 머문 가운데 서비스업생산 증가세도 둔화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올해 4월부터 '부진'이라는 표현을 8개월째 쓰고 있다.
10월 수출금액은 반도체와 석유류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월(-11.7%)보다 감소폭이 14.7%로 확대됐다. 품목별로 자동차(-2.3%)가 감소로 전환한 가운데, 반도체(-32.1%), 석유제품(-26.2%) 및 석유화학(-22.6%)의 부진이 지속된 게 영향을 미쳤다. 지역별로는 중국(-16.9%)과 미국(-8.4%)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생산과 투자 부문 부진도 건설업생산은 지난달에 이어 큰 폭의 감소(-7.4%)를 지속했다. 건설투자도 건축부문 부진이 계속되면서 전월과 동일한 7.4%의 감소를 기록했다. KDI는 "주택착공이 큰 폭의 감소세(-24.2%)를 보였다"며 주거부문의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8~9월 연속으로 나타난 마이너스 물가는 안정세를 되찾았다. 10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가격의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전월(-0.4%)보다 높은 0.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위축됐던 소비도 개선 조짐이 관측됐다. KDI는 "소매판매액의 증가세가 유지된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도 소폭 개선되면서 소비 부진은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양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