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11일 최근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이 협정문을 타결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관련해 "쌀은 아예 대상이 아니고 농산물과 같은 민감 품목은 최대한 보호하는 쪽으로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을 갖고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RCEP 타결로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부터 농산물 수입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유 본부장은 일본과 협상에서도 "일본과 양허안을 교환했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민감성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동시에 시장통합의 정신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적정 수준에서 협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RCEP 협정문을 타결한 15개국 중 한국은 일본과만 양자 FTA를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의 입김이 센 RCEP 타결로 최근 미국은 노골적으로 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 본부장은 "RCEP에는 중국 외에도 일본, 호주 등이 포함돼 있다"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심으로 공통 규범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과 통상관계에서 우려할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는 13일은 미국이 자동차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시한이다. 유 본부장은 "한미FTA 개정안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호혜적인 교역투자를 하고 있어 우리가 대상이 돼선 안된다는 점을 충분히 전달했다"며 "미국 측도 이해하고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와 업계에선 미국이 한차례 더 결정을 연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는 19일 한일 양국간 WTO 분쟁을 둘러싼 2차양자협의를 앞두고 유 본부장은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 본부장은 "양자협의 결과에 따라 다음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수출규제 조치가) 원상회복이 돼야 양국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차 양자협의에서 양국간 합
유 본부장은 향후 글로벌 통상환경에 대해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가 더 확산될 것"이라며 "특히 과거와 달리 비정형화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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