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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팟 프로. [사진출처 = 폰아레나] |
착용할 때마나 실타래처럼 얽힌 줄을 푸느라 끙끙 댈 필요없다. 목걸이형 넥밴드도 무선이어폰 앞에선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무선이어폰 하나 꽂아줘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제는 '패션 아이템'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무선이어폰 시장은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무선이어폰 시장은 지난해 4600만대 수준에서 올해 1억20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시장 규모를 8700만대로 전망했다. 하지만 무선이어폰 성장세가 예상보다 훨씬 높아 연판매량을 30~40% 상향조정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내년 무선 이어폰의 세계시장 규모를 1억2900만대로 전망했는데 이 역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무선이어폰 시장을 처음 연 것은 애플이었다. 2016년 9월 애플은 이어폰 단자를 없앤 아이폰7과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출시했다. 당시만 해도 무선이어폰을 돈 주고 살 수 밖에 없게 만든 애플 전략에 소비자는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사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만서 높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무선이어폰을 쓸 수밖에 없게 출시한 제품임에도 만족도가 늘면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기세로 애플은 '2세대 에어팟'과 프리미엄 제품격인 '에이팟 프로'도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출시 당시 "콩나물, 담배꽁초 같다"는 조롱도 있었지만 이제 무선이어폰은 단순히 이어폰이라는 개념을 벗어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애플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으로 삼성전자도 올해 3월 저렴하면서도 하만 AKG 기술이 적용된 '갤럭시버즈'를 출시했고 LG전자와 화웨이 등 잇따라 무선이어폰 시장에 진출했다. 여기에 구글, 아미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가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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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에이팟 2세대, 갤럭시버즈, 톤플러스 프리. [사진제공 = 각 사] |
애플의 무선이어폰 가격은 세대가 거듭될수록 높아지고 있다. 에어팟 1세대는 19만9000원었고, 2세대는 24만9000원이다. 에어팟 프로는 32만9000원으로 2세대보다 8만원 비싸다. '톤플러스 프리'로 무선이어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 LG전자도 출고가를 25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3월 갤럭시버즈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가격은 확 낮췄다. 갤럭시버즈의 가격은 15만9500원이다. 에어팟 프로보다 17만원가량 낮다. 에어팟 프로 한 개값으로 갤럭시버즈를 두 대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에어팟의 비정상적인 높은 가격에도 '무선이어폰=에어팟' 공식은 당분간 쉽게 깨지지 않을 듯하다. 갤럭시버즈가 빠른 점유율 확대로 애플을 추격하는듯 했으나 올해 3분기 다시 주춤하며 점유율 10% 선을 터치하지 못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애플은 45%의 점유율을 보이며 여전히 압도적인 1위였다. 에어팟 2세대 판매 확대로 시장 선두는 지켰지만, 전분기(53%) 대비로는 다소 하락했다.
2분기 8% 점유율로 2위였던 삼성전자는 6% 점유율로 3위로 떨어졌다. 4위였던 샤오미는 20달러대 저가 '레드 미 에어닷'이 중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 데 힘입어 9% 점유율로 2위에 올라섰다. 4∼5위는 JBL과 비츠(Beats) 순이었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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