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의 편의성을 개선시켜주는 플랫폼 기술이 제약·바이오 업계의 '알짜'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의료진에게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줄 수 있어 신약 뿐 아니라 기존 의약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의약품을 피하주사(SC)로 바꾸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TL-B4) 원천기술의 권리를 모두 1조6000억원을 받기로 하고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한 곳에 기술수출했다. 특히 알테오젠의 이번 기술수출 계약은 ATL-B4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넘긴 게 아니기 때문에 향후 추가 기술수출도 기대된다.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면 환자의 편의성이 대폭 개선된다. 정맥주사 제형의 의약품을 투약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병원을 찾아 침대에 길게는 몇 시간동안 누워 있어야 하지만, 피하주사 제형은 환자 스스로 자가 투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정맥주사 제형인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피하주사로 바꾼 램시마SC에 대한 유럽 시판 허가를 받은 뒤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인플릭시맙이 포함된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계열의 의약품 중 정맥주사 제형과 피하주사 제형이 모두 갖춰진 제품은 램시마 뿐이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발병 초기에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정맥주사 제형의 인플릭시맙을 투약한 뒤 병원에 자주 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증상이 나아지면 피하주사 제형을 처방받아 편하게 질환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미약품은 주사제를 먹는 알약으로 바꿔주는 오라스커버리와 약효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랩스커버리 등 두 개의 편의성 개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오라스커버리는 지난 2011년 미국 나스닥 상장사 아테넥스에 기술수출돼 주사제형의 항암제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바꾼 오락솔 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아테넥스는 내년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오락솔의 시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 환자의 투약 횟수를 줄이고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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