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대상 늘자 '오류'도 급증…"이의신청 기간을 넘기면 구제 못 받아"

서울에 사는 주부 A 씨는 지난달 말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국세청이 고지한 종부세 부과액이 총 1천59만 원으로, A 씨가 당초 예상한 금액에서 2배나 더 나온 것입니다.

놀란 A 씨가 세무 전문가를 찾아 상담한 결과 종부세 합산배제 신청을 한 임대사업자등록 주택도 종부세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A 씨는 즉각 관할 세무서를 통해 이의신청했고, 결국 합산배제가 누락된 사실이 인정돼 592만 원을 환급받기로 했습니다.

오늘(24일) 세무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부과 대상이 크게 늘면서 '종부세 오류'와 관련한 상담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올해 종부세 부과 대상자가 60만명으로 작년보다 13만명이나 증가한 데다 과세 금액(3조3천억원)도 60%나 늘면서 종부세가 잘못 고지된 경우도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일선 세무사의 말을 종합하면 A 씨처럼 임대사업등록 주택에 대해 사전에 합산배제 신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누락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전산 착오 등이 이유로 합산배제 대상에서 제외돼 종부세가 부과 또는 중과되는 것입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아파트의 경우 '취득시기'를 잘못 인지해 종부세가 부과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재건축 조합원으로, 해당 주택을 13년간 단독명의로 소유한 B 씨는 1가구 1주택자여서 40%의 종부세 장기보유 공제가 적용돼야 합니다.

그러나 이 주택이 재건축돼 작년 9월 준공하면서 국세청이 이 아파트 준공일을 B 씨의 주택 취득일로 보고 장기보유 공제없이 종부세를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 씨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기존에 임대 등록한 주택 1채가 있고, 작년 9월에 준공한 중소형 재건축 주택을 작년 3월 분양권 상태에서 임대등록을 했으며 올해 종부세 합산배제 신청도 했는데 이 주택에 대해 종부세가 부과된 것입니다.

C 씨는 약 300만 원 정도의 종부세가 과다 고지된 사실을 알고 이의신청을 했습니다.

김종필 세무사는 "종부세 상담을 하다 보니 올해 특히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취득시기 인정 오류, 임대등록 주택의 합산배제 누락 등에 따른 종부세 과다 부과 사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자신의 종부세액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면 오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종부세에 대한 이의신청 등 불복청구는 '고지서 수령 후 90일 이내'에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일단 부과된 종부세는 기한 내에 납부하고 환급받는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올해는 지난 16일까지로 납부 기한이 종료됐습니다.

종부세 납부 기간(통상 12월 1∼15일) 내에 오류를 발견했다면 고지서 금액과 관계없이 관할세무서에 적정 세액을 신고·납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국세청이 고지한 세액과 비교해 감액한 내역이 정당하지 않으면 '과소신고가산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합니다. 과소신고가산세는 신고 세액의 10%(부당한 과세신고는 40%)에 이릅니다.

올해 깜박하고 종부세 합산배제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세무서에 합산배제 신청을 하고 과다 납부한 종부세를 환급받으면 됩니다.

김종필 세무사는 "올해 종부세 부과 대상이 늘면서 이의신청 건수도 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90일의 이의신청 기간을 넘기면 오류가 있어도 구제받을 수 없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