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이란 경제제재 영향으로 지난해 한국의 대이란 수출이 9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이란의 상위 20대 수입국 중 가장 큰 하락 폭입니다. 또 한국만큼은 아니어도 중국과 유럽국가의 대이란 수출 역시 크게 줄었습니다.
12일 코트라(KOTRA) 테헤란무역관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한국의 대이란 수출액은 2억5천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6%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1∼9월 기준 이란의 수입 상대 1위 자리는 중국이 유지했습니다. 다만 중국의 대이란 수출액은 38.8% 하락했습니다.
이외에도 독일(이란 수입국 6위) -49.1%, 이탈리아(8위) -51.6%, 네덜란드(10위) -43.2% 말레이시아(11위) -36.1%, 프랑스(12위) -63.5%, 스위스(13위) -16.0%, 벨기에(16위) -52.7%, 스페인(17위) -69.1%, 우크라이나(19위) -69.0%, 태국(20위) -42.9% 등 유럽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높은 낙폭을 보였습니다.
이란의 수입국 14위인 한국은 1∼9월 기준으로는 상위 20개국 가운데 가장 큰 89.6%의 감소율을 기록했습니다.
중국과 한국, 유럽은 그동안 이란의 중요한 수입처들이었지만, 미국의 대이란 압박이 거세지면서 거래를 급격히 줄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이에 앞서 유럽 기업이 이란에서 먼저 철수하기 시작했고 뒤이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도 대이란 사업을 상당 부분 접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018년 8월 16일 이란 사업을 중단한 50대 기업에 중국 기업이 없으며 계속 이란 원유를 수입하는 등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지만 지난해 10월 6일 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가 이란 가스전 개발에서 철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중국도 미국이 이란제재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코트라 테헤란무역관이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월 10일 기준 이란 진출 외국기업 83개사가 사업 중단했으며 이 중 49개사가 유럽연합(EU)과 영국 기업으로 파악됐습니다.
원래 이란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일본은 대이란 공적개발원조(ODA)는 계속하되 교역은 인도적 물품으로 제한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더욱 악화됨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 기업이 이란 진출을 재개할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입니다.
반면에 대이란 수출이 오히려 늘어난 국가도 있습니다.
중국 다음으로 큰 이란의 수입처인 아랍에미리트(UAE)는 대이란 수출이 16.8%, 인도는 43.8% 증가했습니다. 러시아(7위)와 아르헨티나
코트라 테헤란무역관 관계자는 "이란이 중국, 한국, 유럽 등으로부터의 수입이 줄면서 중립국인 인도와 아르헨티나, 이들 국가와 정치적 동맹관계인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을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