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한우와 함께 명절 대표 선물이었지만 수년간 판매가 저조했던 굴비 매출이 살아나고 있다. 내장을 꺼내 조리 과정가 간단하고 낱개를 진공포장 한 덕분에 보관을 편리하게 판매한 결과다.
현대백화점이 올해 설 선물세트 판매기간인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지난 18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굴비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10.5%, 청과 9.1%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며, 2017년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 감소하고 2018년, 2019년 설에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현대백화점은 보관이 쉽도록 굴비 패키지를 개선하고, 먹기 편하게 가공 방법을 다양화해 상품 라인업 확대를 한 게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5~10마리씩 끈으로 묶어 포장했던 과거 선물세트가 굴비를 다시 포장해 냉동실에 넣어야 했던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했다는 것이다. 20cm 크기의 참굴비를 한 마리씩 낱개로 진공 포장한 '컴팩트 영광 참굴비 세트'(20만원·10마리)와 굴비 내장을 제거해 한 마리씩 개별로 진공 포장한 '영광 바로 굴비 세트'(20만원·10마리)가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설에 총 4,000개의 진공 포장 굴비 선물세트를 준비했는데, 한 달새 3,100개가 판매되며 75%가 넘는 소진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진율은 일반 포장 굴비 선물세트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이 조리하기 쉽게 가공 방법에 변화를 준 굴비 선물세트도 인기몰이 중이다. 조리 과정에서 나는 냄새를 줄이기 위해 살만 발라 굴비 채를 만들거나, 잘게 썬 굴비 채를 고추장에 버무려 풍미를 더한 제품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별도의 조리 없이 먹을 수 있는 '고추장 굴비 세트'(15만원·고추장 굴비 700g)와 '매실 고추장 굴비 세트'(18만원·고추장 굴비 700g), 고추장 굴비(500g)와 굴비살(200g), 마른 굴비(3마리)로 구성된 '굴비 명가 세트'(18만원) 등이 대표 상품으로, 이들
윤상경 현대백화점 신선식품팀장은 "명절 선물세트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한 것이 고객들이 굴비를 다시 찾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고객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다양한 MD 실험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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