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그동안 미심쩍은 교통사고나 화재로 모두 7억 3천만 원의 보험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보험범죄 왜 이렇게 계속 일어나고, 적발은 왜 어려운 걸까요?
천상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A씨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스포츠용품 가게에서 불이 났다며 보험회사에 3억 원을 청구했습니다.
화재사건을 조사하던 보험회사는 A씨가 5개 보험사에 무려 47건의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런저런 사고로 A씨가 지난 4년간 수령한 보험금만 6천200만 원이나 됩니다.
보험범죄로 의심하기에 충분합니다.
▶ 인터뷰 : 김정일 / LIG손해보험 SIU팀 조사실장
- "짧은 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가입한다거나, 사고가 일 년에 10건 이상 나거나, 동승자 탑승 사고가 많다거나…."
하지만, 보험 범죄를 입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사례에서 보듯 화재 사건은 증거가 불에 타 증명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100건을 조사해 경찰에 넘기면 법원에서 최종 유죄판결을 받을 확률은 10% 안팎에 불과합니다.
처벌도 솜방망이 수준이다 보니 보험범죄 근절이 어렵습니다.
보험범죄 관련 형사판례 494건을 분석한 결과, 집행유예가 46.9%로 가장 높았고 벌금형과 징역형 등의 순이었습니다.
경찰의 소극적인 태도도 문제입니다.
▶ 인터뷰 : 김정일 / LIG손해보험 SIU팀 조사실장
- "연쇄살인범을 검거하면 특진까지 있지 않습니까. 이런 메리트가 있는데, 보험사기는 그런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보험사기 규모는 연간 2조 2천억 원 수준.
한 건만 잘하면 평생 먹고살 수 있다는 한탕주의가 뿌리뽑히지 않는 한, 선량한 가입자들의 피해는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mbn뉴스 천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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