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곳곳에서 환율분쟁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천상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세계 각국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 치열한 '환율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즉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에 유리하고, 수입품의 가격이 높아져 국내시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미국이 달러를 무제한으로 찍어내고 있는 것도 다 이런 속내가 있어서입니다.
다른 나라들이라고 가만히 있을 리 없습니다.
중국은 수출이 7년 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자 위안화 약세를 꾀하는 분위기고, 일본은 엔·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태세입니다.
그러자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조작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선전포고를 날렸습니다.
이에 질세라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다 팔아버릴 수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으로 미국을 긴장시켰습니다.
이렇게 환율 전쟁이 무역 전쟁으로 번지면 수출 의존도(GDP 중 수출 비중)가 38%에 이르는 한국으로선 일단 불리합니다.
▶ 인터뷰 : 송태정 / 우리금융그룹 수석연구위원
-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전쟁이 심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져 물량뿐만 아니라 원화기준 수출금액도 마이너스가 커지면서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따라서 각국이 환율전쟁에 나선다면 우리도 뒷짐만 지고 있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박종규 / 금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교역상대국이나 경쟁국들이 환율전쟁이라고 할 만큼개입을 해서 자국의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키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우리도 거기에 적극 동참해서…."
이와 함께 달러 주도의 세계 통화체제가 엔과 위안, 유로 등으로 다양화됨에 따라 우리 경제의 달러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천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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