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처음 철수하는 업체가 나왔습니다.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주문이 급감한 데다, 직원들의 신변 안전 문제가 이유였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앵커멘트 】
모피의류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지난 2007년 9월 개성공단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했다가 1년 10개월 만에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입주 당시만 해도 원청 업체들의 주문이 늘어나고 기대도 컸지만, 지난해 9월부터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주문량이 급감했습니다.
▶ 인터뷰 : 김용구 / 개성공단 철수업체 대표이사
- "패션업체들이, 외국 바이어들이 그런 것들을 다 알고 있다 보니까 오더(주문)를 안줍니다. 작년도 매출이 매우 감소했고, 올해도 많은 바이들에게 개성공단에서 생산한다는 얘기를 못 합니다."
올해 3월에는 개성공단 통행금지 조치로 직원 2명이 이틀간 억류되기도 했습니다.
설비투자와 기술전수, 인건비 등으로 1억 7천만 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용구 / 개성공단 철수업체 대표이사
- "더 이상은 내가 가족들에게 죄를 지면 안 되겠다. 우리 남측 근로자 가족들한테…그런 마음에 심경변화가 있어서 앞으로 사업하려고 걱정 안 하고…"
현재 개성공단에는 106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이 가운데 32개 업체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조성한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해 있습니다.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업체들은 산단공으로부터 언제든지 임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철수가 쉽습니다.
▶ 인터뷰 : 이임동 /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사무국장
- "부도 위기라든지 이런 게 상당히 감지되고 있는데 업체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죠."
다른 입주기업들은 일단 11일 열리는 남북 당국자 간 실무접촉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철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 스탠딩 : 김형오 / 기자
-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철수가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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