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할머니 자가호흡 계속…존엄사 기준 논란

【 앵커멘트 】
어제 처음 존엄사 집행을 위해 인공호흡기가 제거된 환자가 스스로 호흡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존엄사 기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상범 기자!(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나와있습니다.)



【 질문1 】
존엄사가 시행된지 만 하루가 됐는데, 김 할머니 상태는 어떻습니까?

【 기자 】
어제 오전 10시 22분 김 할머니 입에 있던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지 만 하루가 지난 가운데 김 할머니는 정상적인 호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이 시각 현재 김 할머니의 혈압은 122-75로 중환자실에 있었을 때와 비슷하고, 분당 호흡수도 18에서 21회 사이로 정상인에 가깝게 규칙적입니다.

심장박동수도 분당 91 정도로 정상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면역력 저하로 의식불명의 환자에 주로 나타나는 폐렴이나 욕창 등의 합병증도 없는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김 할머니 가족 측은 세브란스 병원 의료진이 인공호흡기를 달게 한 것이 과잉진료라고 주장을 제기했는데요.

할머니 측 변호인은 김할머니가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을 때보다 더 상태가 좋아졌다며 병원 측이 과잉진료 한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질문2 】
생존 기간이 길어지면서 존엄사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죠?


【 기자 】
네, 김 할머니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존엄사 대상이 맞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대법원은 김 할머니의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당시 대법원은 회복할 수 없는 사망 단계라면, 환자의 결정을 존중하는 게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 할머니가 인공호흡기를 떼어 내고도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자 대법원의 존엄사 판결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기에 세브란스 병원측도 대법원의 판결은 존중하지만, 판결의 근거가 됐던 사망임박 단계라는 것에 항상 반대를 해왔다고 밝혀 그 같은 논란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에 따라 김 할머니의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다른 병원과 환자들이 존엄사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단체들이 '연명치료 중지 지침'을 정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이에 따라 9월 초로 예정된 존엄사 확정 가이드라인이 나오기까지 그 대상과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MBN뉴스 이상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