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관 건립문제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공로를 기리자는 주장과 좀 더 차분한 역사적 평가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앵커멘트 】
「1965년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 린든 존슨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입니다.」
이 공동성명의 마지막 부분에는 한국의 공업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종합연구기관의 설립을 위해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 이듬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가 탄생하게 됩니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 30주년을 맞아 KIST 동문이 박정희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원훈 / KIST 연우회장(동문회)
- "KIST 설립자이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관 건립 사업을 통해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그분의 업적을 기리고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고자 합니다."
기념관은 서울 동대문구 KIST 안에 330제곱미터 규모로 지어지고, 박 전 대통령의 동상과 과학 관련 사진 등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KIST 연우회는 100억 원에 달하는 기념관 예산확보를 위해 주요 기업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 인터뷰 : 문만용 / 전북대 교수(과학사)
-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전제로 깔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종합적인 평가가 되지 못하는, 한쪽으로 치우친 기념관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우리나라 근대과학기술의 체계를 만들었다는 평가와 군사독재의 어두운 면을 미화시킬 뿐이라는 정반대의 평가 속에 과학계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