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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쿵푸팬더 2’의 홍보 차 한국을 찾은 미국 ‘드림웍스’의 여인영(39) 감독에게서 풍기는 이미지다. 조용한 듯 하면서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리더십이 오롯이 전해진다.
“회의를 진행할 때 제 목소리는 작고 조용하지만, 그럴 때 다른 사람들이 더 진지하게 경청하고 수용하려고 하지 않나 생각해요. 제가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크게 하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윽박지르는 것과 같다는 것을 팀원들이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조용하면서도 좀 더 작업을 수월하게 하지 않았나 합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남성이 대다수인 총감독 자리를 동양, 그것도 한국계 여성이 꿰찬 사례의 최초 주인공이다. 2002년 ‘드림웍스’에서 일하던 언니 여인경(42)씨가 말을 잘 그리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고, 여 감독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냈다. 보조 업무로 시작된 인연은 ‘쿵푸팬더 2’ 총 감독이라는 자리까지 오르게 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동양인, 특히 한국계 여성이 총 감독을 맡는 것이 흔하지 않은 건 사실이죠. 하지만 오히려 저희 팀은 남성이 아닌 여성, 그것도 한국 여성 감독과 일하는구나하는 기대를 가졌고, 많은 지원과 도움을 줬어요. 그런 도움이 차이를 잘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일에 몰입하게 만들었죠.”
여 감독은 다른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보다 ‘드림웍스’가 각 팀의 스타일을 존중해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게 하는 자유를 준다고 했다.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매력은 완전한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이죠. 그런 자유로 우리만의 세상을 제작하고 만들 수 있어요. 한 명, 한 명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영광이자 영감을 주기도 하죠.”
물론,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행운이 많이 따랐다”는 그는 “많은 프로젝트를 했는데 재미있었고, 항상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고 웃었다.
“처음 이 업계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상당히 어려웠고 스트레스도 많았어요. 애니메이션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랐죠. 하지만 다행히 같이 일하는 팀이 많은 조언을 해줬고, 부족함이 많았는데도 인내하고 도와줬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햇병아리였을 때부터 그분들의 도움을 얻어 행운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26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는 ‘쿵푸팬더2’는 비밀병기로 쿵푸의 맥을 끊으려는 악당 센 선생에 맞선 뚱보 팬더 ‘포’와 무적의 5인방 친구들의 활약을 담았다. 오프닝에는 중국의 그림자극이 나오고, 팬더가 사는 장소와 성벽 등은 무척이나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여 감독과 스태프가 철저히 살펴보고 조사한 덕이다. “열흘 동안 중국을 돌아다니며 철저히 조사했어요. 팬더가 살고 있는 곳에 가서 어떤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폈고, 흙과 나무, 공기는 어떤지 느꼈죠. 그래서 팬더 마을을 재현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또 중국의 옛날 도시를 걸으며 성벽의 재질이나 건물 촉감을 구성해 애니메이션에 반영했죠.”
아직 대중에 공개되진 않았지만 자신감이 넘친다. 여기에 더해 3편의 연출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물론 흥행 결과가 매우 중요하겠죠. 흥행에 따라 후속작이 생기느냐, 아니냐 결정이 되겠지만, 그런 기회가 있을 경우 또 연출하고 싶어요.”
여 감독은 모든 공식 일정을 마치고 18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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