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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아이돌 스타의 팬덤이 음반시장을 지키고 있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지난 2월 가온차트에 따르면 ‘2010년 음반판매량’ 상위 50위권 중 43장이 아이돌 가수의 앨범이었다. 슈퍼주니어 4집이 20만193장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고 소녀시대, GD & TOP, 투에니원, 샤이니 등이 10만장을 넘겼다.
음반시장 붕괴는 mp3플레이어의 보급 등 디지털 음원이 보편화 되면서 CD 자체가 사양 매체가 된 이유가 가장 크다. 현재 우리 음악시장에서 음반시장 규모는 1078억원 정도며, 디지털 음악시장은 3794억원 가량으로 집계된다.
아이러니 한 것은 이 같은 매체와 기술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음반시장을 몰락하게 만든 것은 소위 소비적인 아이돌 가수들의 전면적인 등장과 무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는 그 주 소비층이 10대였던 까닭에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이돌의 가요시장 잠식은 싱어송라이터로 대표되는 아티스트 고유의 개성과 음악적 성취도, 또 이를 담지 하는 ‘앨범’이라는 형태의 대중음악 소비패턴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아이러니 한 것은 현재 이 같은 아이돌 가수들의 팬이 ‘뮤지션의 자존심’과도 같은 앨범을 구매하는 주요 소비층이 됐다는 것이다. 팬덤이 앨범 구매에 집중하는 것은 일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의 앨범을 소유하는 것은 분명 팬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문제는 일부 팬덤이 조직적으로 앨범 사재기를 하는 정황들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쟁 팬덤 간에는 발매 수주차에 갑작스럽게 앨범 판매량이 최소 3~4배 최대 10배 이상 급증한 가수에 대해 사재기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앨범 사재기에 가장 큰 이유는 가요 프로그램 순위에 앨범 판매 순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각 방송사 가요프로그램 1위 선정에 KBS '뮤직뱅크'의 경우 10%, SBS ‘인기가요’의 경우 5%, Mnet '엠카운트다운'은 10%의 음반점수가 적용된다. 음원점수가 다소 낮아도 음반 점수가 높을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총점를 받을 수 있다. 음반 판매 수치가 차트를 좌우지하게 되니 팬덤 뿐 아니라 간혹 소속사의 조직적인 사재기 의혹까지 제기된다.
앨범 사재기는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 대한 응원과 지지의 표현으로 볼 수 도 있다. 기실 한 사람이 같은 앨범을 10장 사던 100장 사던 범죄는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정으로 왜곡되는 차트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은 피할 수 없다. ‘순수하게’ 사랑받는 앨범을 차트 밖으로 밀어내면서 얻은 정상은 해당 뮤지션에게도 영광스러운 훈장은 아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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