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 라디오 '두시만세'에서 하차한 김흥국은 13일부터 매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사측이 밝힌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하차'가 아닌, 부당한 퇴출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16일 오전에도 김흥국은 'MBC 두시만세 청취자 여러분 죄송합니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해병대 군복을 입고 뙤악볕 아래 서 있었다. 1인 시위 4일차를 맞아 김흥국은 "무엇보다 1년 넘게 프로그램을 청취해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갑자기 마이크를 놓게 돼 죄송하다. 갑자기 하차하게 된 이유를 청취자들께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흥국은 이우용 MBC 라디오 본부장이 요주의 MC, DJ 명단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타 방송사에서 잘 하고 있었는데 데려와놓고선 왜 지금와서 이러느냐. 자기들(MBC 사측 대 노조) 싸움의 화살이 왜 나에게 오는 것이냐"고 분개했다.
김흥국의 하차 직전, MBC 노조는 그가 지난 4월27일 재보궐 선거 당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 자리에 참여했다고 밝히며 논란이 됐던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퇴출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이 제기된 지 3일 후 MBC 측은 "김흥국이 일신상의 이유로 프로그램을 하차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흥국은 "나는 정말 라디오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마이크를 놓게 됐다. 방송사 PD들도 이건 아니라고 했다"며 "지금 내가 나서는 것은 MBC 쪽의 어떤 반응을 보려는게 아니고, 이런 사태는 여기서 끝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고 말했다.
김흥국은 1인 시위 5일째인 17일 정오 성명서를 발표하고 삭발을 감행할 예정이다. 코털까지 다 깎을 것이냐는 질문에 "트레이드 마크는 남겨둬야지"라고 말한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런 것 밖에 없다. 오죽하면 머리를 깎는다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MBC 본사 앞에서 1인시위 연대에 나선 대한가수노동조합 부위원장 강석호 씨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비단 김흥국 개인의 문제가 아닌, 대중문화인을 폄하하는 방송사의 구시대적 인식 문제다. 김미화, 김종배 씨에 이어 김흥국까지, MBC 노조와 사측의 싸움에 왜 계속 연예인이 문제가 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씨는 "가수노조로서 김흥국의 프로그램 복귀를 요구하고 전체 대중예술인을 대상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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