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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공연기획자 겸 성공회대 겸임교수가 MBC가 새롭게 개정한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법’에 항의하는 의미의 이색적인 퍼포먼스를 벌였다.
탁 교수는 18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MBC 정문 앞에서 ‘삼보일퍽’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삼보일퍽은 세 걸음 걸은 뒤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에 항의하는 뜻으로 MBC 사장실을 향해 팔둑을 한 방 날리는 제스처.
이날 퍼포먼스에 앞서 탁 교수는 “MBC가 언론 본연의 기능을 찾길 부탁드리며 밤새 많은 생각을 하고 이 자리에 왔다”고 퍼포먼스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탁 교수는 “나는 MBC 방송을 보며 자랐고, ‘PD수첩’ ‘시사매거진2580’을 보며 사회적 인식 과 입장을 정리해왔다. 또 MBC 뉴스를 통해 남이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최근 MBC가 그런 모든 기대들을 저버리고 있는 게 가장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탁 교수는 “한편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을 거부한다거나 팔둑질 하는 게, 과연 이들이 정상화되고 좋은 방송 만드는 데 도움이 될까 는 여전히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이게 최선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차선책이며, 다른 방법이 있다면 바꿔야 한다. 나도 여러분도 MBC도 이 문제를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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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탁 교수는 “이미 수차례 언급 되었지만, 이번 금지법안에 따른다면 MBC 안에서 고정으로 활동하고 있는 혹은 섭외하고 있는 보수적 패널 출연자가 같이 나와야 한다. 그들이 나와야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그 반대의 사람도 나와서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 편을 솎아내기 위해서 그들이 얘기하는 정치적 중립을 함부로 갖다 쓰지 않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탁 교수는 이번 금지조항에 대한 반대 표현으로 MBC 출연을 거부하기로 한 이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소설가 공지영, 시사인 고재열, 영화제작자 김조광수, 문화평론가 김규항, 성공회대 김창남, 서울대 조국 교수, 음악평론가 김작가, 김광수 경제연구소 선대인, 영화감독 여균동, 시사평론가 김용민, 작가 지승호, 세명대 제정임 교수 등의 이름이 올랐다.
특히 탁 교수는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거나 출연이 불발된 김흥국, 김여진의 예를 들며 “‘김흥국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안된다’가 아니라, ‘김흥국도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흥국, 김여진 모두 안 되는 게 아니라, 김흥국 김여진 몸두 되는 게 정상이 아닌가”고 반문했다.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하여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유리 또는 불리하게 하거나 사실을 오인하게 하는 발언이나 행위로 인하여 회사의 공정성이나 명예와 위신이 손상되는 경우’ MBC 프로그램의 고정 출연자로는 출연할 수 없다.
이에 대해 MBC 라디오본부 평PD협의회는 지난 15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김여진의 라디오 출연을 사실상 막은 사측의 행보에 대해 "코미디"라고 조소하며 “방송과는 상관없는 한 사람의 평소 생각과 의사표현을 검열하려는 위헌적 발상으로 사내외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고정출연제한 심의조항’까지 동원했다"고 비판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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