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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닷새 만에 강호동이 전격 은퇴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방송가를 패닉 상태로 몰고 간 지 또다시 며칠이 흘렀지만 각 방송사들은 아직까지 그의 자리를 대체할 묘수를 꺼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단 매주 수요일 진행되는 '황금어장' 녹화는 14일에도 '휴무'다. '무릎팍도사'뿐 아니라 '라디오스타' 녹화도 함께 쉰다. 기존 녹화분이 충분해 원래 녹화가 없었다는 게 공식입장이지만 실질적으론 강호동 쇼크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대신 '무릎팍도사' 코너 관련 논의가 계속 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무릎팍도사'의 경우 제작진 회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될 지 여전히 가늠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강호동의 비중이 워낙 컸었다"고 말했다.
이승기와 2인 MC 체제로 진행해 오던 SBS '강심장'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프로그램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강호동의 존재감을 비춰볼 때 프로그램 성격이 아예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의 경우, 강호동이 진행을 맡아온 지 어느새 4년이 넘은 만큼 새 전기를 맞이하는 차원으로 자기위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십 명에 달하는 일반인 출연자들이 편안하게 장기를 발휘할 수 있게 한 강호동의 친근함과 십여 명에 달하는 연예인 패널들을 조율할 수 있는 그의 카리스마를 대체할 인물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이밖에 6개월 후 종영을 앞둔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경우 5인체제를 비롯해 조기종영부터 이별녹화까지 다양한 대안을 생각하고 있지만 역시나 결정된 바는 어느 것도 없다.
잠정 은퇴 선언 후 강호동에 대한 국민적 노여움이 다소 누그러들고 있는 가운데, 14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세청은 강호동의 추징금이 3년간 약 7억원이었던 것에 비추어 고의적 탈세가 아닌 담당 세무사의 착오로 판단, 강호동을 고발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강호동에 대한 수사 절차를 마친 뒤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강호동에게 치명타를 입힌 '부도덕' 오명은 어느 정도 벗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언제가 될 지 모를 복귀 시기, 그의 발걸음을 조금이나마 덜 무겁게 해줄 수 있는 상황이 속속 전개되고 있지만 은퇴 선언 이후 강호동은 주위와 연락을 끊고 두문불출 하고 있다.
강호동의 빈 자리는 크다. 그만큼 누구라도 탐내고, 오르고 싶어했던 자리였다. 하지만 정작 예기치 않은 공백에는 누구도 섣불리 그 자리에 나서기도, 나서라 권유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무너진 국민 MC의 빈 자리란 이런 것이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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