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팝 아이돌의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내 케이팝 아이돌 가수들은 한결같이 일본의 거대 음반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카라와 소녀시대, 포미닛은 각각 산하 레이블은 다르지만 일본 최대 대형음반사 유니버셜 재팬과 계약을 맺고 있다. 동방신기와 보아, 2NE1은 에이벡스, 샤이니는 EMI, 2PM과 엠블랙은 소니뮤직 재팬과 음반계약을 맺었다.
현재 일본 진출을 준비중인 대다수의 케이팝 가수들도 일본의 메이저 음반사들과 계약을 협의 중이다. 이는 과거 비(본명 정지훈)가 일본의 킹레코드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음반사들과 계약을 맺은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실제로 비의 일본진출은 기대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 너도나도 메이저‥일본 메이저 음반사의 힘
일본은 국내와 음반 산업 구조가 확연히 다르다. 한국의 경우 매니지먼트사가 가수의 모든 활동을 통제 하지만 일본의 경우 음반사(유통사)의 힘이 절대적이다. 실제로 대형 음반사 산하 레이블은 순수하게 음반 제작에만 참여한다. 매니지먼트사의 경우도 국내로 치면 로드매니저 이상의 권한을 갖기 어렵다. 모든 마케팅과 홍보는 음반사에서 관할하게 된다.
대형 음반사의 힘은 방송과 언론, 대형 음반매장 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일본의 미디어는 공영방송인 NHK를 제외한 후지, TBS, NTV, 아사히TV와 이들 방송사의 모회사 격인 산케이신문, 마이니치 신문, 요미우리신문, 아사히 신문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형음반사와 방송사-언론사의 유착관계가 없이는 일본 음반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란 불가능한 일. 음반사의 시장 영향력은 단순히 미디어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형 음반매장에는 이들 대형 음반사에서 주력하는 가수들의 노래가 쉼 없이 나오고 이들의 앨범이 소비자들에게 잘 보이는 쪽에 배치된다.
○ 케이팝 일본 ‘진출’이 아닌 일본의 케이팝 ‘수입’
실제로 케이팝 가수들의 일본 진출은 진출이라는 개념보다 일본 대형 음반사에서 수입하는 개념에 가깝다. 케이팝이 일본 시장에서 특별한 상품 가치를 가진다는 사실을 인지한 일본 대형 음반사들이 콘텐츠를 수입해 일본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판촉하는 것. 이는 분명 우리 콘텐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사례지만 근 몇 년간 일본 음반업계에 대형신인의 부재, 새롭고 신선한 콘텐츠들이 상대적으로 없다는 이유도 분명하다.
이 같은 양상은 케이팝 가수들이 일본에 데뷔하는 과정을 보면 분명해진다. 과거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 가수들이 자신의 음반 및 프로필을 가지고 일본 관계자들과 접촉했다면 최근에는 일본의 A&R(Artist & Repetoire)들이 한국을 방문, 해당 가수의 활동과 상품가치를 판단하고 국내 소속사에 일본 활동을 제안하는 과정을 거친다.
○ 막상 케이팝 가수들의 수익은?
진출 보다 수입에 가깝다는 결론은 케이팝 가수들의 일본 활동 수익 배분에서 볼 때 보다 명확해 진다. 최근 카라 사태를 통해 드러난 바에 따르면 카라의 일본 매출에 대한 수익 배분율은 일본 음반 유통사가 84%, 일본내 레이블이 8%, DSP미디어는 8%다.
예를 들어 카라가 일본에서 활동하며 100억의 수익을 올린다 해도 국내에 들어오는 돈은 8억원 뿐이다. 이 수익 중 1.6~1.8%의 계약 조건에 따라 멤버들에게 분배하게 되면 막상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100~150만원 내외라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 소속사는 일본 내에서의 활동비(의상비, 식대 등)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순수하게 수익으로 잡힐 수 있지만 막상 활동을 하는 멤버들 입장에서는 수익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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