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실화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도가니’의 뒤를 이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한 편이 내년 상반기 관객을 찾는다. ‘남부군’, ‘하얀전쟁’ 등을 연출한 정지영 감독이 13년 만에 메가폰을 다시 잡은 ‘부러진 화살’이다.
10일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는 “시나리오를 들고 안성기씨를 찾아가 개런티를 주지 못한다는 얘기를 했다. 또 ‘이전 두 작품을 같이 했는데 두 작품 다 정치·사회적으로 껄끄러웠지만 평가가 괜찮았다’고 말했다”며 “이 작품도 안성기랑 하면 성공할 것 같다고 했는데 이튿날 하자고 연락을 해왔다”고 캐스팅 뒷이야기를 전했다.
‘부러진 화살’은 재임용 탈락과 관련한 법정 싸움에서 지자 항소심 부장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살해하려 한 대학교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사법부의 부조리를 집중해서 파헤졌다. 정직한 개인의 신념이 조직 논리에 의해 어떻게 무시·파괴될 수 있는 지를 다큐적 터치로 추적, 묘사했다.
정 감독은 사법부에 맞서는 영화를 오랜만에 들고 나온 이유에 대해서 “얼마나 민감한 문제를 건들고 있는지는 몰라도 사법부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사법부가 잘하고 있는 것이 맞나? 사법부가 문제삼으면 오히려 손해”라고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남부군’, ‘하얀전쟁’에 이어 세 편째 출연하게 된 안성기가 주인공 김경호 교수를 맡았다. 안성기는 “정 감독은 기존에 보지 않았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고 의미도 있는 것 같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빨치산 시각의 ‘남부군’, 베트남 전쟁을 젊은인들의 희생하고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보는 시각 등 당시에는 영화화 하기 힘든 거였는데 그런 이야기를 자유롭게 했다”는 것.
기자를 맡은 김지호는 “불의를 보면 못참는, 가슴 뜨거운 마음을 가진 순수한 기자를 연기하고 싶었다”며 “김 교수가 처한 억울함과 이를테면 사법부의 횡포같은 것을 밝히고 싶었고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는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없으면 나는 평화적으로 하면 좋겠다는 사람이었는데 이 작품을 받고 생각을 많이 했다”며 “배우라는 직업을 가졌기에 사회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동조해주고 힘이 될 수 있구나 했다.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고마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작가 서형씨가 쓴 ‘부러진 화살’이 영화를 만든 계기가 되긴 했지만 원작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책이 원작이라고 잘못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부산(해운대)=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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