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케어’는 엄마가 아기와 서로 피부를 맞대고 가슴에 감싸 안음으로써 신생아의 정서 안정과 발달을 돕는 육아법으로, 1983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부족한 인큐베이터를 대신할 방법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미국이나 스웨덴 등 의료 선진국에서 폭넓게 시행되고 있다.
지난 8월 방송된 ‘캥거루 케어, 엄마 품의 기적’ 편에서는 캥거루 케어 관련 국내·외 사례와 함께 미숙아 치료 및 모아애착 관계 형성에 획기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할 캥거루 케어 도입 필요성을 역설, 임·산부들 사이에 화제를 모았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우리 아이에게도 해 줬을 텐데 아쉽다”, “우리나라 병원에는 너무 없는 것 같다”, “집에서 직접 해보니 처음엔 어려웠지만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MBC 스페셜 측은 1편에서 못 다 한 이야기와 후속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태어나면 시작하라, 캥거루 케어 2’(연출 임남희)를 선보인다. 이번 편에서는 국내 최초로 만삭아 분만 시 캥거루 케어를 시도하고 캥거루 케어의 메카 스웨덴을 찾아 의료 혁명의 현장을 전한다.
12일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난 임남희 PD는 “1부 방영 후 미숙아 엄마들의 지원이 급증, 현재 참여자는 16명으로 늘어났다. 점심시간이면 아기 병상마다 캥거루 케어를 하는 엄마들이 가득하다”고 서울대 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에 나타난 변화를 소개했다.
아직 캥거루 케어가 국내 타 병원에서도 폭넓게 시행되고 있진 않지만 의료진 사이에 관련 문의가 오고 가기도 했다고. 1편에서 불편하고 딱딱한 의자에 앉아 캥거루 케어를 하는 산모들의 모습이 전파를 탄 뒤, 모 업체에서 안락한 캥거루 케어용 의자를 협찬해줘 현재 보다 안락한 환경이 마련된 상태다.
이번 2편에서 제작진은 미숙아뿐 아니라 정상아의 정서 발달과 애착 형성에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된 캥거루 케어를 실제 분만 현장에서 직접 시도했다. 국내 의료 현실에서 전무했다시피 한 파격 시도였지만, 놀라운 결과가 발견됐다. 신생아를 엄마 가슴 위에 올려두자 스스로 젖을 찾아간 것.
실제로 캥거루 케어가 보편화 된 미국의 경우, 출생 직후 아기에게 최소 한 시간 캥거루 케어를 할 것을 권장하며 이를 ‘골든 타임’(The Golden Time)이라 명명하고 있다.
캥거루 케어가 신생아들에게 좋은 것은 물론, 미숙아 출산으로 인한 산모의 죄책감과 출산 후에도 장시간 아이와 분리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완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한 임 PD는 “과연 면회 시간이 제한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임 PD는 “국내 병원의 경우 감염 위험성과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면회가 제한되고 있는데, 실제로 캥거루 케어를 장려하고 있는 미국, 유럽 등지의 신생아 감염률이 훨씬 낮다. 캥거루 케어를 통해 오히려 면역력이 증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PD는 “병원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캥거루 케어 시행으로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민원이 줄어들었다 하더라”고 의료진 입장에서 전한 긍정적인 변화상을 전했다.
이어 “캥거루 케어가 보편화 된 외국에서는 ‘부모만큼 좋은 스태프가 없다’고 말하더라. 자기 아이의 일이기 때문에 더 세심하고 정성껏 아이를 돌보기 때문”이라며 “엄마뿐 아니라 아빠들도 망설이지 말고 캥거루 케어를 적극적으로 해주면 아이에게 훨씬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어나면 시작하라, 캥거루 케어 2’는 오는 14일 오후 11시 25분 방송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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