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앵커는 7일 정오 KBS ‘뉴스12’ 새 코너 ‘이창훈의 생활뉴스’ 생방송을 마친 뒤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지난 3개월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고 첫 방송 소감을 밝혔다.
이 앵커는 생후 7개월 만에 뇌수막염 후유증으로 시신경이 훼손돼 시력을 잃었다. 서울 한빛맹학교를 거쳐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 학사를 마친 이 씨는 숭실대학교 사회복지전문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밟았으며 지난 7월 52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KBS 장애인 앵커로 선발됐다.
이날 이 앵커는 “지난 3개월의 시간보다 오늘 조금 더 잘 했던 것 같다. 완벽하게 했어야 했는데 조금 실수가 있어 아쉽다. 3개월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첫 생방송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 앵커는 “연습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기사에 대한 이해와 발음 부분이었다. 기사를 읽어 내려감에 있어서 시사에 대한 감각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3개월간 해당 뉴스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감각을 키워갔다. 발음의 경우, 준비 없이 시작했었는데 이번에 발음과 시선처리 부분을 개선하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도 분명히 짚었다. 이 앵커는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떨지 않을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는 게 강점인 것 같다. 다만 사회적 경험이나 연륜이 쌓여있지 않다 보니 뉴스 해독력이 다소 약하다. 이를 보완해나가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시각장애라는 핸디캡에도 불구, 방송 영역에서 본인의 자리를 당당하게 꿰찬 이 앵커는 “정확하게 뉴스를 잘 전달하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또 장애인이나 소외계층 사람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당당하게 자리매김 해나가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앵커는 KBS 장애인 앵커 입사에 앞서 지난 2007년부터 한국시각장애인인터넷방송(KBIC) 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앵커는 “나는 KBS에 응시하기 전에 인터넷 방송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경험을 쌓아 질적인 컨텐츠를 갖고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선발될 수 있다”고 사회 진출을 앞둔 장애인에게 조언을 했다.
이어 “작은 시작이었지만 나를 통해 많은 분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장애인이 방송의 주역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BS는 방송 초심자인 이 앵커에게 단독 뉴스 진행보다는 큰 부담감 없이 방송 경험을 쌓게 하고 전문 뉴스 진행자로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 ‘뉴스 속 코너’로 앵커 데뷔를 하게 했다.
지난 7월 최종 선발 이후 3개월 여 동안 방송을 위한 연수를 받은 이 앵커는 보도본부 각 부서에서 뉴스 방송 일련의 과정을 체험했으며, 아나운서실에서 신입 아나운서 교육 과정에 참여, 정확한 발음과 전달력을 배양하는 교육을 받으며 실무 투입에 대비해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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