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도는 “기대 했던 것 보다 많이 등수가 높아서 의외고 대진운이 좋았을 뿐이다. 토너먼트 방식이니 우리가 출연한 팀 모두 보다 낫다는 생각은 안한다”며 겸손해 했다. 물렁곈은 “우리에게 ‘톱밴드’는 엄청난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누군가 경쟁해 이기느냐 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를 풀 능력을 배웠느냐 그렇지 못했느냐 문제였다”고 털어놨다. 약 6개월간 이들이 부쩍 성장한 것 만은 사실이다. 단순히 연주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와 정신상태, 위기 대처 능력까지 부쩍 성장했노라고 말했다.
코치로 출연한 남궁연에 대한 감정도 특별하다. 특히 드러머인 센도에게 국내 최고의 드러머 중 한 사람인 남궁연의 가르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었다.
센도는 “갑자기 낙원상가 데려가더니 스틱과 드럼피를 사주셨다. ‘왜 이런걸 쓰고 있냐’고 하시더라. 제대로 된 음악을 하려면 지켜야 할 것과 포기해야 할 것, 참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셨다. 평생을 간직할 가르침이었다”고 말했다.
물렁곈 역시 “음악은 테크닉으로 교육할 수 있는게 아니다. 결국 태도다. 더 부지런해야하고 더 긴장해야 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그 과정을 간접적으로 압축해 체험하고 배웠다”고 덧붙였다.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물론 있다. 하지만 이는 순위에 대한 아쉬움은 아니다. 포는 “카피 곡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실제로 마지막 경연 때 자신 있는 곡 2곡을 가지고 나오라 해서 우리 노래 2곡을 골라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기다렸는데 그중 하나가 금지곡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하더라. 결국 12시간 만에 새로운 곡을 선곡하고 편곡하고 연습까지 해야했다”고 털어놨다. 포가 선곡했던 노래는 이들이 2010년 발표한 EP 앨범 ‘번 아웃’(Burnout)의 수록곡 ‘헬프’였다. 예정대로 했다면 1등을 할 수 있었겠냐고 묻자 딱히 부정은 않고 묘하게 빙글 웃었다. 실제로 포에게 당시 마지막 경연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베이스 멤버가 갑작스럽게 탈퇴한 상황이었기 때문. 밴드의 한 축이 무너진 상황에 안정적으로 균형을 잡기조차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베이시스트 김윤기는 '톱밴드' 4강에서 돌연 탈퇴를 선언해 충격을 줬다. 하지만 포는 무난하게 결승까지 올랐다. 또 현 멤버 킬을 영입해 팀을 진용을 다시 갖췄다.
포는 재정비 된 3인조로 크리스마스 공연을 준비 중이다. 소위 잘나가는 팀이 아니면 대관조차 어렵다는 12월 24일, 25일 양일간 서울 홍대 롤링홀에서 열린다. 포는 "지금까지 방송에서 보여줬던 모습도 만날 수 있겠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포의 색깔로 가득 채워진 공연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날, 특별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 자기만의 특별한 상상의 세계를 만들고 있는, 만들고 싶은 사람"이 타깃이란다.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표준화 된 위로가 아닌 특별한 위로를 받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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