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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cm에 단단한 체격이 인상적인 그는 모델로 활동하다 ‘아랑사또전’을 시작으로 브라운관 연기자로 변신, 극중 구천을 떠도는 영혼을 쫓는 ‘추귀’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처녀귀신의 존재는 믿었는데, 사실 저승사자의 존재는 안 믿었었어요. 허구로 만들어낸 존재라 생각해왔는데 첫 드라마에서 저승사자 역할을 맡게 됐죠 하하.”
추귀 캐릭터를 만난 원석은 드라마 속에선 입을 뗀 적이 없었다. 검은 입술은 언제나 굳게 다물어져 있었다. 말 없이 눈빛과 액션만으로 화면을 압도해야 했던 역할. 가뜩이나 햇병아리인 그로선 만만하지 않았다.
“저승사자는 감정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쌍꺼풀 없이 눈이 큰 편인데, 감정을 배제한 상태로 연기하다 보니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졌죠. 처음엔 말도 할 줄 알았는데, 갈수록 말 없이 액션만 해서 좀 실망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랑사또전’은 원석의 배우 인생에 첫 방점을 찍은 작품. 그는 “갈수록 역할에 빠져들었다”며 배우로서 느낀 첫 감회를 전했다.
“카메라 앞이 처음은 아니지만, 연기로는 처음이었잖아요. 모든 게 신기했어요. 스탭들이 이렇게 많은 현장도 처음이었고. 처음엔 저승사자 분장을 하고 인사를 드리면 깜짝깜짝 놀라시기도 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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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와이어 액션을 위해 현장 스탭들이 대거 동원됐다. 원석은 “사람이 부족해 이준기 선배님도 잡아당겨주셨다”며 주연배우의 솔선수범에 대한 감탄 그리고 선배배우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같은 소속사 선배이기도 한 이준기에 대해서는 극찬에 또 극찬을 이었다. “이준기 선배 하면 워낙 연기를 잘 하시지만 이번에 실제로 만난 뒤로 진심으로 반했어요. 연기에 몰입도가 굉장히 좋다는 생각을 했죠.”
멀리서 이준기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따라하기도 했다는 원석. 자신의 연기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짙은 아쉬움을 내놨다. “만족은 못 하죠.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은 더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긴 팔다리, 보통 사람이라면 한참을 올려다봐야 할 큰 키의 근원을 묻자 “유전”이라며, “한창 성장기인 중3~고1 사이에 21cm가 확 컸다”는 원석은 촬영 중 팔이 길어 슬펐던(?) 사연을 털어놨다.
“액션 장면이었는데, 딱딱한 봉으로 때리는 척만 해야 했는데 팔이 길었던 탓에 실제로 상대 배우를 때린 적이 있었어요. 너무 죄송했죠.” 결국 몇 번의 리허설이 거듭되는 동안 몇 발자국 물러난 뒤에야 리얼한(!) 연기가 가능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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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군에 입대, 내실을 다진 그는 전역 후 모델로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콜렉션 정두영, 이주영, 김석원, 신재희, 박성철 패션쇼의 모델로 승승장구했으며 닥터유, 아우디, KBD금융그룹 등 다수의 CF도 섭렵했지만 그럴수록 연기에 대한 갈망은 점점 커졌다.
모델로 활동하던 틈틈이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는 그는 영화 ‘댄싱퀸’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의 맛을 보게 됐다. 그리고 ‘아랑사또전’을 통해 한 단계 도약과 함께, 초심의 의미를 제대로 깨우치게 됐다.
바야흐로 자기PR 시대. 자기만의 강점을 소개해달라 부탁하자 쑥스러워하면서도 “매력 있는 의리남”이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할 말은 다 하는 청춘 원석. 그는 모델 출신으로 자타 공인 명배우가 된 차승원을 롤모델로 꼽았다.
“연기자의 꿈을 차승원 선배님을 보며 꿈꿔왔어요. 어디서나 빛이 나는 존재시죠. 선배님처럼 코믹, 멜로, 액션 다 잘 하는 팔색조 매력을 지닌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언젠가 작품에서 꼭 만나고 싶은 여배우는 김태희란다. “김태희 선배님과 작품을 통해 꼭 만나고 싶습니다. 저는 거기서 차도남으로 나오고 싶고요 하하.” 인터뷰를 통틀어 가장 빛나는(!) 눈빛, 왠지 예감이 좋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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